대형병원 ´강경투쟁´ 입장,동네의원 복귀율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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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과 대형병원이 의료계 재폐업 방침에 따라 강경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전공의와 전임의,교수들도 계속 외래진료를 중단하고 있어 진료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동네의원들의 폐업 참여율은 낮아 환자들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서울시내 병원들에 따르면 의료폐업을 계속중인 서울대병원은 분만실을 3분1수준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수술도 의사들의 파업으로 손이 달리면서 평상시 하루평균 50-60건에 비해 24건으로 크게 줄었다.

외래진료는 예약환자들에 한해 처방전을 발급해주고 있는 정도며 중환자실은 폐업이후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 병원은 환자대기실까지 간이병상과 기다리는 환자들로 가득 차 있으며 거동이 가능한 일부는 내부공기가 너무 탁해 아예 밖으로 나와 있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역시 일부 예약환자를 제외하고는 외래진료를 받지 않는 경희의료원은 전문의 3명과 전공의 5명이 교대로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전문의들이 사정에 따라 진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정상적인 진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 19일 전공의들에게 복귀호소문을 발송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전임의, 전문의들이 모두 폐업에 참여하고 있어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전공의와 교수들이 비상 당직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나 몰려드는 환자들로 손이 부족한 상태다.

서울대병원을 찾은 도성주(59.서울종로구 명륜동) 씨는 "지난 해 7월 위암수술후 항암치료를 받다가 재발해서 지난 12일 응급실로 다시 실려왔지만 항생제와 링겔만을 맞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거나 아파죽지 않을 정도면 의사들 얼굴도 보기 힘들다"고 언성을 높였다.

장염으로 삼성의료원을 찾은 김연순(61.여.경기 연천시 전곡읍) 씨는 "병원에서 `21일 오전 8시에 오면 초음파검사 등 3가지 기본적인 검사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정작 병원으로 와보니 `10시 30분까지 기다려라´는 말을 했다"면서 접수창구에서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반면 폐업으로 재정적인 타격을 입게된 동네의원들과 국공립병원은 의사회의 폐업방침에도 불구, 각 지역의사회별로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의사회는 지난 19일 모두 문을 열기로 결정, 이날부터 정상진료에 들어갔으며 강북구 의사회는 서울시의사회의 폐업방침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편이나 상당수가 정상 영업에 들어갔다.

도봉구 의사회는 폐업을 둘러싸고 강온파의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일부 병원들이 정상영업을 시작했다.

동네의원들이 정상영업에 복귀하기 시작한 지난주 도봉구는 122곳중 91개소가 문을 열었고 노원구는 224곳중 200개소, 강북구는 164곳중 115개소가 정상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의료원은 이날 오전 10시 25명의 초진환자가 찾아와 의료대란이 한창이던 전주에 비해 환자 수가 절반으로 줄어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왔다.

또 이날 새벽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응급실에는 2차병의원 폐업 절정기의 절반수준인 11명의 환자만이 찾아왔다.

이는 경제적 곤란을 느낀 동네의원들이 폐업을 풀고 속속 진료에 복귀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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