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 전신)가 2013년 9월 경기 안성에서 시세보다 수억원 비싸게 쉼터용 주택을 매입한 데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정대협은 7억5000만원에 산 주택을 4월 23일 4억2000만원에 팔았다.
쉼터 7.5억원 매매에 얽힌 관계 #이규민, 윤미향 부부와 모두 친분 #건설업자는 안성신문서 함께 일해 #윤미향 남편의 지인은 보좌관 내정 #곽상도 “가격 부풀려 업계약 의혹”
당시 거래에서 건설업자, 중개인, 매입자는 각기 알고 지낸 사이였다. 2013년 11월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개소식 당시 안성신문 보도에 따르면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김모 대표가 운영하는 OO스틸하우스에서 집을 지었고,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던 정대협을 연결해준 것이 안성신문 이규민 대표”라고 돼 있다. 이규민 당선인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안성신문 대표를 지냈고, 김 대표는 이 당선인이 운영하는 안성신문의 운영위원장이었다. 이 당선인은 윤 당선인 부부 모두와 인연이 있다. 그는 2017년 ‘안성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아 안성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당시 소녀상 건립추진위 발족식에 윤 당선인이 직접 참석해 강연했다. 윤 당선인 남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와는 2010년 경기지역언론사협회 출범을 전후로 친분을 쌓았다.
이 당선인의 보좌진 면면도 주목된다. 이 당선인은 4급 보좌관에 이모씨를 내정했는데 이씨는 전 수원화성박물관장,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지부장 등으로 활동하며 윤 당선인의 남편과 친분을 쌓았다. 2015년 12월 진보 진영 결집을 위한 ‘민주통일정치포럼’이 발족했는데, 이씨와 윤 당선인의 남편 모두 참여했다. 쉼터 개소식 기사를 쓴 안성신문 기자 황모씨도 이 당선인의 4급 보좌관에 내정됐다. 그는 2012년 쉼터 건물을 지은 김 대표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당시 기사에서 황씨는 “김 대표를 두고 지역에 부상하는 신흥세력이라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안성 위안부쉼터 논란 인물관계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윤미향 2012년 2억대 아파트 현금구매”=한편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17일 “윤 당선인이 2012년 2억원대 아파트를 경매로 구매했다”며 “해당 아파트 자금 출처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곽 의원이 공개한 경기도 수원의 A아파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2012년 3월 29일 경매로 해당 아파트를 낙찰받았다. 전용면적 84.42㎡(약 25.54평) 크기로, 윤 당선인은 단독으로 응찰해 2억2600만원에 낙찰받았다.
곽 의원은 “등본을 보면 근저당 등 담보물권 설정이 없다. 현금으로 산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현재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는 만큼 2억원이 넘는 A아파트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2013년 안성 위안부 쉼터를 부풀려 ‘업(up) 계약’ 하는 방식으로 전체적으로 자금을 이리저리 유통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윤 당선인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통합당 관계자는 "집짓고 매입·매각하는 과정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별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출당 등 당 차원의 조처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현일훈·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