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대 매출처에 '화웨이' 빠지고 '소프트뱅크' 재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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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회사 로고. 김영민 기자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회사 로고. 김영민 기자

중국 'IT 굴기의 상징' 화웨이가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추가 제재를 받은 가운데, 삼성전자의 올 1분기(1~3월) 5대 주요 매출처에서도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서다.

지난해 5대 매출처에 화웨이, 베스트바이 빠져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5대 매출처로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소프트뱅크, 버라이즌을 적시했다. 2017~18년 2년간 5대 매출처에 이름을 올렸던 화웨이가 빠지고, 소프트뱅크가 다시 이름을 올렸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에 이름을 올린 후 이후 제외됐다.

버라이즌과 AT&T는 각각 미국 1, 2위 통신 사업자로 삼성 스마트폰을 B2B(기업 간 거래) 형태로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로 미국 3위 통신사업자인 T모바일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이들 3개 회사가 이름을 올린 건 삼성전자의 신작 갤럭시S20의 B2B 구매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과 태블릿 PC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등을 삼성전자로부터 구매한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5대 주요 매출처의 비중은 전체 대비 13%"라고 밝혔다.

화웨이가 올 1분기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에서 빠진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웨이의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구매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에 있는 대다수 제조 공장은 1~2월 가동 중단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이동 제한 조치를 걸었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미국 통신시장 변화로 2분기에도 바뀔 가능성 

국내에 있는 '롯데하이마트'와 유사한 성격을 띠는 미국의 가전 양판점 '베스트바이'도 화웨이와 함께 5대 매출처에서 이름이 빠졌다. 통상적으로 1분기가 IT 제품 비수기인 데다 3월 중순부터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처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지난 2월 미 법원으로부터 합병을 최종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합병 법인의 1대 주주는 T모바일의 모회사 도이치텔레콤(지분 43%)이 맡는다. 2대 주주인 소프트뱅크(24%)는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법인의 실적을 회계 결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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