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쌤' 거짓말에 인천 비명···2·3차 감염자만 학생 등 14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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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명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인천 미추홀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세움학원 수강생(138명)과 팔복교회 신도(600명)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

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명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인천 미추홀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세움학원 수강생(138명)과 팔복교회 신도(600명)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학원 강사 확진자에게 수업을 받은 고교생과 이 고교생의 어머니가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이 학원 강사로 인해 2·3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만 14명으로 늘어났다.

14일 인천시와 남동구에 따르면 전날 남동구 논현동에 사는 고교 3학년 학생 A군(18)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A군의 어머니(42)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군은 지난 7일부터 발열과 인후통, 가래 등 이상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자 검사를 받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엔 A군과 같은 학교 친구(18·미추홀구 거주)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A군의 친구도 학원을 다니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돼 3차 감염으로 추정되고 있다.

A군은 이상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도 11일 학원을 가고 다음 날 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A군과 A군의 어머니를 인천의료원으로 이송하고 나머지 가족 등 6명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A군은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B씨(25·미추홀구 용현동 거주)씨가 강사로 일하던 학원의 수강생이다. B씨는 지난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서울 이태원의 클럽과 술집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다녀간 클럽은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용인시 66번 확진자(29·경기 용인시 기흥구) 일행이 지난 1~2일 다녀간 클럽과 일치한다. B씨는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평구 확진자(21·부평구 청천동 거주)와도 이태원의 한 포장마차에서 합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보건 당국에 '무직'이라고 직업을 속였지만, 역학조사에서 덜미를 잡혀 미추홀구의 한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개인 과외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A군과 B씨 기억하는 수업날짜 달라" 

하지만 A군과 B씨가 기억하는 수업 날짜는 서로 다르다. A군은 "B씨에게 지난 4일 수학수업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B씨는 6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학원에서 강의했다고 진술했다. 7일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는 연수구 한 가정집에서 마스크를 쓰고 중학생을 대상으로 과외 수업을 했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A군과 B씨의 진술이 다른 부분에 대해선 추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천지역에 확산하는 가운데 13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인천시 미추홀구 한 학원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천지역에 확산하는 가운데 13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인천시 미추홀구 한 학원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연합뉴스

학원 강사발 3차 감염만 3명 추정 

현재까지 B씨로 인해 코로나19에 2·3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모두 14명이다. 먼저 B씨가 강사로 있던 학원에서 수업을 받았던 남·여 고교생 5명과 동료 강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B씨가 개인 과외를 한 연수구 한 가정의 남·여 중학생 쌍둥이 남매와 남매의 어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이들 쌍둥이 남매의 국어 과외를 한 30대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B씨와 접촉한 적이 없다. 3차 감염이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A군의 어머니와 A군의 친구도 B씨와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면서 벌써 3차 감염 추정자도 3명이나 나왔다.

앞서 지난 9일엔 미추홀구에 사는 B씨의 지인 C씨(34)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C씨는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하진 않았지만, B씨와 5~6일 만났다.
인천시는 B씨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본인의 직업과 동선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하고 학원 강의 사실 등을 숨긴 만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추가 감염자를 찾기 위한 전수 조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는 현재 B씨가 강사로 일한 학원 관계자 등 118명과 B씨와 접촉한 확진자 중 2명이 미추홀구(신도 700여명)와 동구(신도 350여명)에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확진자들의 밀접접촉자까지 총 대상자만 1328명인데 이들 중 852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A군 등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482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나머지에 대한 검사는 진행 중이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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