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기자 질문에 "중국에 물어라" 신경질내며 떠난 트럼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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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합의 재협상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검사 한국 2배" 자랑에서 설전 시작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로나19 팬더믹을 두고 중국에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로나19 팬더믹을 두고 중국에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AP=연합뉴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자국에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재개하고 싶어하는데 관심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트럼프는 중국과 이미 합의에 서명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수십년간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들이 서명한 합의를 지키는지 두고 보겠다"고도 말했다.

또 '중국 해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기술을 훔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선 "나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중국은 처음부터 코로나19를 막아야 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중국 등이 정보를 빼내려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에 대해 날을 세운 이 날 회견은 결국 중국계 기자와의 설전으로 끝났다. 말다툼은 트럼프가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도 코로나19 테스트를 많이 시행했고, 한국의 2배"라고 자랑한 데서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설전을 벌인 웨이자 장 CBS 백악관 출입기자. 그는 2세 때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설전을 벌인 웨이자 장 CBS 백악관 출입기자. 그는 2세 때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자화자찬에 대해 웨이자 장 CBS 백악관 출입기자가 "미국인이 8만명 이상 사망했는데도, 왜 정부는 코로나19 테스트 건수만 강조하며 이를 다른 나라들과의 경쟁으로 보는 것이냐"고 물은 것이다. 발끈한 트럼프는 "그건 나한테 묻지 말고 중국에 물어봐야 한다"고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웨이자 장이 "왜 나를 지목해서 그렇게 말하느냐"고 되묻자, 트럼프는 "그런 불쾌한 질문을 하는 어떤 사람에게나 나는 그렇게 말한다"고 쏘아붙인 후 더는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나버렸다.

역시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인 CNN은 "웨이자 장은 중국에서 태어나 2세 때 미국에 이민을 왔으며, 장 기자가 백악관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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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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