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브레인 셋 “실업률 25% 찍을것”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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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5월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미리 경고하고 나섰다.

므누신·커들로·해싯 연쇄 인터뷰 #대공황급 충격 예방주사인 듯

므누신. [REUTERS=연합뉴스]

므누신. [REUTERS=연합뉴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0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업률) 수치는 아마도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이미 25%를 찍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공황 때인 1933년(24.9%)과 비슷한 수준이다.

커들로. [UPI=연합뉴스]

커들로. [UPI=연합뉴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ABC 인터뷰에서 “좋은 말로 포장하고 싶지 않다”며 “미국의 경제활동을 재개하더라도 경기가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는 “5월 수치 또한 매우 나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싯

해싯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5월 실업률이 20%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면서 “대공황 때 봤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선 사실에 대해서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일자리 시장에 대한 가장 큰 부정적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같은 날 동시에 경고한 이유는 시장이 받을 충격을 분산하기 위해서다. 미리 나빠질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하면, 실제 그 상황이 왔을 때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노동부는 실업률이 3월 4.4%에서 4월 14.7%로 급등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지만, 당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오히려 1% 넘게 상승했다. 미리 예방주사를 맞은 효과다.

이와 함께 경제 관료들은 2분기가 바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줬다. 므누신 장관은 “3분기에는 나아질 것이고, 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그리고 내년은 대단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싯 선임보좌관도 “의회예산국(CBO)이 올 하반기 경제 회복을 예상하고, 백악관도 같은 견해”라며 “일자리 지표는 아마도 5월 또는 6월 최악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0년대 대공황과 지금의 위기는 다르다면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펼쳤다. 해싯 선임보좌관은 “정책적 실수가 잦았던 대공황 때와 달리 지금은 왜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관료들은 경제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경제봉쇄를 완화하지 않으면 경제에 영구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들로 위원장도 “물론 보건 안전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이것이냐 저것이냐 둘로 나눠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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