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감정 뇌촬영으로 알수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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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사랑의 신 큐피드가 쏘는 화살의 표적은 가슴이 아닌 뇌의 4개 특정부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런던대학의 세미르 제키 박사는 5일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뇌의 4개 특정부위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밝히고 이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황홀감에 휩싸이고 마약중독같은 갈망이 지속되는 이른바 ´사랑병´의 특징적 증세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키 박사는 사랑에 깊이 빠진 청년 남녀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제키 박사는 6개월-1년전부터 이성을 깊히 사랑하게된 사람들을 구한다는 광고를 대학구내에 붙이고 이를 보고 몰려온 청춘남녀중 17명(여자 11명, 남자 6명)을 선발한 다음 각자가 사랑하는 이성과 동성의 친구 사진을 각각 보여주면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A) 장치로 이들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제키 박사는 혈액의 흐름이 가장 강한 부위와 약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추적한 결과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는 대뇌피질(大腦皮質)의 내측섬(內側島)과 전대상(前帶狀), 그리고 대뇌기저핵(大腦基底核)의 2곳 등 모두 4개 부위에서 활발한 혈액흐름이 관찰됐다.

이 결과는 흥미롭게도 남녀간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뇌중에서 발달된 부분에 해당하는 대뇌피질에 있는 내측섬은 뇌의 모든 감각기능과 연관이 있으며 전대상은 황홀감에 빠지게 하는 약을 투여했을 때 반응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뇌의 비교적 원시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대뇌기저핵은 체험에 대한 보상을 관장하는 부위로 중독(中毒)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제키 박사는 이 4개 특정부위의 기능을 생각하면 사람이 사랑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특징적 증세들이 이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키 박사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앤드리어 바텔스 박사는 돈이 좀 들기는 하겠지만 이 결과를 사랑의 진단법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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