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사들 ´왕따´ 각오 소신진료

중앙일보

입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일부 의사들은 20일 의료계의 ´왕따´ 를 당하면서도 정상 진료했다.

인의협 홈페이지에는 이날 ´의사집단 전체의 뜻에 반하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는 내용에서부터 심한 욕설에 이르기까지 비난의 글이 수십통 게재됐으며, 정상 진료에 나선 병원에는 항의전화 등 폐업 동참 압력이 이어졌다.

인의협측은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폐업 동참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었다. 인의협측은 회원 1천2백여명 가운데 10% 가량이 정상 진료한 것으로 예상했다.

인의협 회원으로 진료를 한 인천시 남구 홍정형외과 원장 홍성훈(洪性薰) 씨는 "내용상으로는 의협측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폐업이라는 수단은 절대 옳지 못하다" 며 "지역의사회가 단체행동을 어겨도 되느냐며 항의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환자는 돌봐야 한다´ 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고 말했다.

인의협 회원 중에는 "정부의 의약분업안에 반대하는 의견에 공감한다" 면서 이날 조직을 탈퇴하는 사람도 있으나 인의협의 입장에 동조, 새로 회원에 가입하는 의사도 평소보다 많았다.

서울 성동구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한 회원은 이날 오전 8시 예약환자 5명을 진료한 후 병원 셔터를 내렸지만 고열을 호소하며 문을 두드리는 응급환자를 치료했다.

그는 또 평소 암에 걸려 방문치료를 받아오던 환자들로부터 전화가 걸려 올까봐 종일 자리를 뜨지 못했다.

폐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인의협측은 이날 밤 대표단 회의를 열어 공식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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