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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은 스타벅스서 못쓴다, 서울 본사서 매출 잡히는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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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복잡하고, 복잡하고, 복잡하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서울시민은 스타벅스에서 쓸 수 있는데, 부산시민은 못 쓴다. 같은 브랜드 옷을 사더라도 백화점 내 임대 매장에선 가능하고, 백화점 일반 매장에선 안 된다.

정부 재난지원금 어디서 쓸 수 있나 #세대주 거주 광역지자체서 사용 #시장·편의점·주유소·미용실 가능 #배달앱은 배달원 대면결제 때만 돼 #백화점 안되지만 임대매장선 가능 #결제 전 사용가능 여부 물어보세요

헛갈리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먼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중앙정부가 주는 지원금의 사용처부터 알아봤다. 이 중에서도 신용·체크카드로 받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선불카드나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으면 지자체별로 사용처가 다를 수 있다. 정부 지원금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겐 4일부터 지급됐고, 일반 신청은 11일부터 받아 13일부터 지급한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제한 업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제한 업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기도에 산다. 인천에서 사용할 수 있나.
“안 된다. 세대주가 사는 광역단체(시·도) 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경기도민은 경기도에서, 서울시민은 서울에서만 쓸 수 있다.”
마트에서 사용하려고 하는데.
“중소형, 동네 마트에서 쓸 수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하모니마트, 식자재 마트 등 중소형 마트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동네 마트나 전통시장에서도 쓸 수 있다. 반면에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코스트코 등 대형마트 및 기업형 수퍼마켓(SSM)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하이마트는 사용 가능한가.
“안 된다. 하이마트는 일반 마트가 아닌 대형 전자판매점에 해당한다. 같은 업종인 하이마트·전자랜드·삼성디지털플라자·LG전자베스트샵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다.”
백화점에선 사용하지 못한다는데.
“신세계·현대·롯데 등 대형 백화점은 물론이고 갤러리아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백화점에서도 쓸 수 없다. 아웃렛과 면세점도 사용 불가다. 단, 백화점 내 임대 매장에선 결제가 가능하다. 동일 의류 브랜드라도 백화점 내의 일반 매장이면 못 쓰고, 임대 매장이면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 내 임대 매장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사용 전에 물어볼 수밖에 없다.”
커피·빵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선 사용할 수 있나.
“가능하다. 투썸플레이스 같은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나 파리바게뜨 등 빵집은 재난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된다. 다이소·올리브영도 마찬가지다. CU나 GS25 등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식당, 미용실, 주유소, 병·의원 등에서 쓸 수 있다. 네일숍의 경우 이·미용업으로 분류돼 있으면 결제가 된다. 다만 위생업종으로 분류돼 있다면 ‘클린카드’ 업종이어서 사용이 불가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네일숍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직영이면 사용이 안 될 수 있다는데.
“그럴 수 있다. 사용 지역 제한은 카드 매출이 잡히는 곳이 기준이다. 예컨대 부산 거주자가 부산에 있는 스타벅스를 재난지원금으로 이용할 수 없다. 카드 매출이 서울에 있는 본사로 잡혀서다. 스타벅스는 100% 직영 운영이다. 서울 거주자만 재난지원금으로 스타벅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직영점의 경우 실제 가게와 본사가 다른 시·도에 있다면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KTX도 유사하다. KTX를 카드로 계산하면 대전 소재 코레일 본사로 카드 매출이 잡힌다. 대전 시민만 재난지원금을 활용해 KTX비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배달의민족으로 음식을 시켜 먹을 때 사용 가능한가.
“비대면 결제는 불가능하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직접 결제할 수 없다. 다만 배달원이 가지고 다니는 카드 결제기를 통해 대면 결제하면 사용 가능하다. 쿠팡과 같은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재난지원금으로 휴대전화 요금, 교통비 등 낼 수 있나.
“안 된다. 통신비 등 카드 이체 건은 사용할 수 없다. 교통비와 같은 무승인 매출 역시 안 된다. 세금·공공요금 납부, 보험료 납부도 불가능하다. 단, 통신사 대리점에서 재난지원금으로 휴대전화 단말기를 사는 건 가능하다.”

◆지자체 지원금, 사용처 제각각 혼란=지자체에서 주는 지원금의 사용처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재난기본소득’, 서울시는 ‘재난긴급생활비’로 부르는 지자체 지원금은 이미 풀렸다. 서울시가 주는 긴급생활비는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홈플러스에서 쓸 수 있다. 경기도에 있는 홈플러스 점포에선 종종 실랑이가 벌어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같은 경기도 안에서도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이 있어 당분간 점포별로 안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편의점에선 점주의 소득과 무관하게 아무 데서나 쓸 수 있지만, 경기도에선 연 소득이 10억원 이상 넘어가는 편의점은 사용처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용처가 혼란스럽자 주민들 사이에선 일단 긁어봐야 알 수 있는 ‘복불복’이란 말도 나온다.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는 지원금 중 유일하게 온라인에서 쓸 수 있다. 쿠팡·네이버쇼핑·G마켓 등 주요 플랫폼 내에 입점한 사업자의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판매자의 주소지가 서울이면 판매자의 연소득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쿠팡 직매입 물품은 살 수 없고, 사업자 주소가 서울인지는 직접 확인해야 한다.

전영선 기자,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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