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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청년 정치세력화…"비대위원 50% 청년 배치하라"

중앙일보

입력

미래통합당 청년인재 회동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재섭, 천하람 총선후보와 청년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청년인재 회동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재섭, 천하람 총선후보와 청년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소속 청년들이 ‘청년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에 나섰다. 총선 참패 뒤 나온 당 안팎의 ‘세대교체’ 요구에 부응하겠다면서다.

김재섭 전 서울 도봉갑 후보와 천하람 전 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 조성은 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등 통합당 소속 청년 20여 명은 27일 오후 국회에서 첫 준비모임을 연 뒤 기자회견을 열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 청년 비대위를 구성했다”며 “청년 비대위는 전당대회 전까지 운영되며 이후 상설기구로 명문화할 것을 당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앞으로 구성될 통합당 비대위에 ▶만 45세 이하 청년당원을 50% 이상 배치하고 ▶당 비대위에 참가할 청년위원을 '청년 비대위'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통합당은 총선 패배 후 우리를 지지해 준 당원들과 국민에게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이 없었고 여전히 당의 기득권을 놓고 싸움만 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에게 외면받는 싸움을 멈출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날 준비모임에선 통합당을 외면한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당에 적극적으로 전달하자는 주장이 주로 나왔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차명진 전 부천병 후보의 이른바 ‘세월호 텐트’ 발언과 관련해선 안산을 직접 찾아 사과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청년 비대위는 다음 달까지 매주 두 차례씩 모여 당 혁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통합당 청년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당 주류의 세대교체를 강조하는 것과 결부돼 특히 주목받고 있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은 “2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정당으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통합당은 끝”이라며 “3040세대가 중심이 돼서 국가와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주는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수차례 밝혔다.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서도 “원외의 젊은 정치인과 소신 있는 초·재선 위주로 꾸릴 것”이라고 말했었다. 김세연 의원도 당의 간판을 ‘830세대(1980년대생·30대·2000년대 학번)’로 교체하자며 세대 교체론을 주창하고 있다.

다만 ‘청년 비대위’에 대한 ‘청년 당원’들의 비판도 나온다. 통합당 소속인 여명(29) 서울시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가치를 위해 투쟁한 이력이 전무한 사람들이 청년 간판과 뉴 보수 간판을 들고 자리를 내놓으라 한다”며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칭얼거림을 우리가 무슨 노스님의 고견인 것처럼 보고 있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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