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헌신 훈장받은 강홍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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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조금 더 관심을 쏟았을 뿐인데, 막상 국민훈장을 받고 보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

한국정신지체장애인애호회 강홍조(姜弘造.57.의사.충북재활원 이사장) 회장은 20여년간 정신지체 장애인과 노인들을 보살펴온 공로로 장애인의 날인 20일 국민훈장 중 최고의 영예인 동백장을 받고나서 이렇게 말했다.

정신지체장애인과 노인 복지에 관한 한 姜이사장은 ´충북의 슈바이처´ 로 통할 만큼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사재를 털어 복큼 그 헌신적 노력은 지역사회에 이미 잘 알려져 있다.

姜이사장이 복지사업에 뛰어든 것은 ´강신경정신과´ 를 개업한 지 2년여만인 79년말. 당시 청주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청주보육원 사체 암매장 사건´ 이 터지면서 수습과정에서 도지사였던 정종택(鄭宗澤) 씨의 권유로 보육원을 인수한 것.

청주보육원에서 이름이 빠뀐 충북재활원은 당시 원생이 80명에 불과했으나 姜이사장이 인수하면서부터 서서히 늘기 시작, 지금은 정신지체장애인과 중증심신장애?등 2백60여명에 달한다.

5백평부지에 1백평 남짓한 숙소가 고작이었던 시설도 지금은 대지 5천평에 요양시설과 학교 등 연면적만 2천평이 넘는다. 정부보조도 있었지만 姜이사장이 사재를 털어넣었음은 물론이다.

소아과의사인 부인 이원희(李園姬.53) 씨도 개업의로 나서 재정적 후원자로 일조했다. 후원회원도 차츰 늘어 지금은 2천7백여명에 이른다.

姜이사장은 장애인들의 노후복지에 관심을 기울이다 아예 미국유학을 다녀왔다. 심리치료 등을 공부하고 2년만에 귀국한 姜이사장은 1992년 시내에 있던 병원을 아예 재활원으로 옮겨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진료해왔다.

98년에는 사재 20억원과 정부융자금 등 80억원을 들여 청원군북일면에 2백병상 규모의 초정노인병원을 개원, 중풍.치매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姜이사장은 "지금까지 원생 중 취업 등 사회진출에 성공한 장애인은 3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복귀율이 낮은 것이 안타깝다" 며 "정신지체장애인과 정상인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탤 계획" 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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