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제대로 된 예산안 가져오면 심사”…전 국민 재난지원금 조건부 수용

중앙선데이

입력 2020.04.25 00:22

업데이트 2020.04.2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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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호 03면

전 국민 지원, 국채 3조6000억 추가 발행 

청와대의 ‘5월 지급’ 드라이브 속에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24일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 달 넘게 지속된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의 당·정 갈등이 전날 마무리되면서 협상의 공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통합당, 국채 발행 불가 입장 바꿔
민주당 “다음주라도 심사해 결론”

그런 가운데 “국채 발행 불가”에 방점을 뒀던 통합당도 이날 오후 기재부 대면보고에서 “조건부 심사 가능”으로 입장을 바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통합당 의원은 이날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의 대면 보고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제대로 된 (수정) 예산안을 가져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심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김 의원은 “곳간 지기는 돈이 없다고 하는데 여당은 나라 곳간을 털어먹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결국 조건부 합의로 기울어진 데는 통합당이 재난지원금 통과의 ‘마지막 장애물’로 비춰져선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통합당이 입장만 정리하면 다음주라도 심사해서 결론을 낼 수 있다”(이인영 원내대표)며 여론전 수위를 높였다. 민생당 등의 총선 참패로 지난해 통합당을 배제한 채 각종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가동했던 ‘4+1 체제’가 작동되기 어려운 여건인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통합당을 압박하는 것 외에 길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합당에서 (100% 지급안) 오케이를 받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게 유일한 출구”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때 문희상 국회의장이 추경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추경안은 본회의 길목인 예결위 테이블에도 아직 오르지 못한 상태다. 통합당 소속인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버티는 한 여야 합의 없이 추경 처리는 불가능한 구조다. 국회 관계자는 “키는 김 위원장이 쥐고 있다”며 “주말엔 가닥이 잡혀야 계획대로 지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재난지원금 전 국민 100% 지급안에 대해 “야당이라고 해서 꼭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구 차관에게 ▶2차 추경 수정 세부안 마련 ▶지방정부의 재원 분담 동의 ▶기부 관련 특별법 마련 등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곧바로 예결위 심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소득자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는 방안은 향후 여야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줬다가 뺐으면 엉덩이에 뿔 난다는 얘기가 있다. 편법까지 동원하며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재정 운영을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공무원에게 재난지원금 수령 거부를 독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가에서 “사실상 강제”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심새롬·김기정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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