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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이어 또 여권 단체장 성추문…진중권 “정말 한국 주류가 바뀐 모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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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말로 대한민국의 주류가 바뀐 모양입니다. 아무튼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전여옥 “추행당으로 당명 바꿔라” #민주당선 오거돈 제명하기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 대목이다. 진 전 교수는 “과거 이런 사고는 주로 보수 정당의 인사들이 쳤다. 그래서 ‘성나라당’ ‘성누리당’이라는 별명이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썼다.

진 전 교수의 글처럼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새누리당·한나라당은 과거 성추문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경우가 많았다. 2006년 최연희 당시 사무총장이 여기자 성추행 논란으로, 2013년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대사관 인턴 여대생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났다. ‘성나라당’ ‘성누리당’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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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근래 성추문은 여권에서 잦아지는 경향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 여비서 성폭력 사건으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과 민병두 의원은 미투 폭로 파문으로 공천에서 배제됐으며,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원종건씨는 데이트 성폭력 논란이 일면서 탈당했다. 총선 막판엔 안산단원을의 김남국 당선인이 ‘섹드립’(성적 언사를 뜻하는 비속어)이 난무하는 팟캐스트에서 출연해 한 발언이 논란이 됐었다. 여기에 오거돈 전 시장까지 성추행 사건으로 낙마하자 여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 부산 시민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 차원에서 제명하기로 했다.

야당은 “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민주당과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관련 대책을 내놨다. ‘대책’ 운운하기 전에 당장 본인들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석고대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사퇴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도 이 사태에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더불어추행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것은 좀 그렇다. ‘우리모두추행당’이 좋겠다”고 꼬집었다.

◆내년 4월 7일 부산시장 보선=이날 차기 시장 후보군도 거론됐는데 민주당에선 김영춘, 통합당에선 김세연 의원이다.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김영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서병수 당선인에게 패했다. 개혁 성향의 3선인 김세연 의원은 총선에 불출마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부산 출신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거명하는 이도, 귀책 사유가 있으므로 공천을 포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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