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봄철 건강관리

중앙일보

입력

얼음장 밑에서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추위에 잔뜩 움추렸던 몸을 펴고 맑은 햇살을 쬐면서 바깥 나들이를 계획하는 좋은 계절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상큼한 봄바람에 가슴 설레이면서도 봄만 되면 질병에 시달려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들도 그들중 하나입니다.

요즈음 같은 봄날씨는 건조할 뿐만 아니라 환절기여서 심한 일교차에 의한 감기나 중국에서 날려오는 황사 그리고 꽃가루의 비산 등에 의하여 알레르기 환아들은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의 가려움증, 결막염 등을 매년 앓기 쉬워 봄이라면 지긋지긋하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봄철의 감기나 황사, 꽃가루 등이 알레르기 환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봅시다.

감기는 알레르기 환아에게 어떤 영향를 줄까요

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 때문에 감기를 앓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요근래의 감기는 독감과 유사하게 고열이나 인후통, 두통, 복통 등을 호소하며 이러한 증세가 호전된 뒤에는 심한 기침이 뒤따르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침은 주로 마른 기침으로서 발작적으로 하여 토하기도 하는데 약을 복용하여도 잘 낫지 않습니다.

이런 감기 바이러스가 평소에 건강하게 지내던 기관지 천식 환아에게 천식 발작을 일으켜 기침만이 아니라 숨찬 호흡곤란 증상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천식환아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걸린 경우에는 감기약에 더하여 기관지 확장제를 함께 복용하여 천식 발작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황사

황사는 3-5월 경에 주로 중국에서 날려옵니다. 황사는 그 입자가 기관지를 통과할 수 있는 입자의 크기보다 크기 때문에 기관지에는 커다란 영향을 주지않는다고 하지만 황사 현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 호흡기 환아들은 많아집니다.

이렇게 황사 현상이 심한 날, 기관지 천식 환아가 밖에서 심하게 운동을 하거나 노는 경우에는 이러한 운동 자체가 천식 발작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또한 호흡량이 커져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호흡을 하게되면 코로 호흡을 할 경우 코의 필터 기능에 의하여 걸러지는 황사가 직접 기도로 들어가 기관지를 자극하고 수축시켜 천식 발작을 일으킵니다.

설령 코로 호흡을 한다하더라도 황사 자체가 코의 접막이나 눈의 결막에 자극을 주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재체기, 누런 콧물, 코막힘 등의 비염증상과 눈이 가려워 부비면 결막이 충혈되고 2차적인 세균 감염에 의하여 눈꼽이 끼는 결막염을 앓게 됩니다. 이렇게 황사 현상이 있는 날에는 알레르기 환아는 가급적 바깥 생활을 자제하고 꼭 외출을 하여야 될 경우에는 마스크나 안경 등을 착용하여 황사가 코나 눈에 침착되지 않도록 하며 외출해서 집에 돌아오면 세수와 양치질을 하여 황사나 먼지 등을 씻어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날씨가 건조하면 기관지 역시 건조해지지기 쉬우므로 가습기를 틀어 실내의 습도를 높이고 물이나 과일 쥬스 등 수분 섭취를 많이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꽃가루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 결막염 환아 모두 꽃가루에 의하여 증상이 악화됩니다. 봄에는 주로 오리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소나무 등의 꽃가루가 위에서 말씀드린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킵니다.

꽃가루는 3월경부터 날리기 시작하여 4-5월경에 절정에 달합니다.
5월경이면 서울에서는 가로수로 심어 노은 버드나무나 포플러 등에서 날리는 하연 솜털같은 것들이 하늘을 날아 다니는 것을 자주 봅니다. 이것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아니며 이런 나무의 솜털씨앗 들입니다. 이런 솜털 씨앗은 그 입자가 커서 알레르기 반응은 일으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숨찬 기관지 천식 환아가 이런 환경에 놓이게 되면 어떻겠습니까. 숨이 더욱 차게느낄 수 있겠죠. 또한 이들이 코나 눈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와 유사한 비염이나 결막염 등 일으키거나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여하튼 알레르기를 앓는 환아들은 이렇한 꽃가루나 솜털 씨앗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므로 황사 현상이 있는 날과 마찬가지로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나 안경을 착용하여 호흡기나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돌아와서는 양치질과 샤워를 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봄날이 되면 나른해지고 식욕도 떨어집니다. 고단백의 음식을 섭취하여 면역력을 높히고 비타민 C 등이 풍부한 음식물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기관지 천식 환아는 갑작스러운 천식 발작을 대비하여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휴대하여 다니는 것이 천식 발작에 의한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셔서 좋은 봄날을 맞이 하십시오.

글 : 가톨릭대학교강남성모병원 소아과 의사 이준성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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