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성 발기부전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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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부담이 원인이 되어 페니스에 적정 성교 강직도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유지할 수 없을 때 심인성 발기 부전증이라고 한다. 불안, 근심, 걱정,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발기 신경 끄트머리에서 발기를 방해하는 화학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심인성 발기부전증의 극단적인 예는 공포, 증오, 분노의 순간에 기동하지 않는 페니스로 증명된다. 죽음을 목전에 둔 공포의 순간에 일어서는 페니스가 있을까?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하는 여성과 섹스가 가능할까?

연속 삼진 아웃 증후군, 행위 불안증

심인성 발기 부전증의 가장 흔한 유형은 연속 삼진아웃 증후군이다.

잘 나가는 타자가 타석에서 한방을 노리다가 어이없이 삼진아웃을 당하고 만다. 다음 타석에 들어서자 전 타석에서 당한 삼진아웃을 만회하기 위해 오기 찬 스윙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삼진아웃. 모멸감을 느끼며 타석을 나온다.

"두고보자. 다음 타석에선 반드시 내 이름 값을 하리라"

그러나 그 다음 타석에서도 역시 삼진 아웃이다. 이 소문난 강타자가 4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이젠 자신감이 없어진다. 삼진 아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제대로 자신의 스윙조차 힘들어진다.

그래서 또 다시 삼진아웃. 그 후부턴 계속 삼진아웃이다. 이제 타석에 들어서는 일조차 겁이 난다. 깊은 슬럼프의 늪에 빠진 것이다. 완전히 타격감각을 상실한 채 야구가 짐스럽게 느껴진다. 드디어 주전선수에서 제외되어 2군으로 강등된다. 이것이 연속 삼진아웃 증후군이다.

어쩌다 실패한 섹스

의아스럽긴 하지만 재도전한 섹스에서도 연달아 실패하면 섹스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발기가 어려워지는 상태를 행위 불안증(Performance anxiety)이라고 한다. 연주에 자신이 없어 악기를 들고 무대에 서기만 하면 잔뜩 주눅 들리는 주자(奏者). 불안, 걱정, 우울, 정신적 갈등이나 스트레스, 섹스에 대한 무지, 강박관념이나 결벽증이 심인성 발기 부전증을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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