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완전소멸 3세대 유전자 합성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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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산의료원 연구팀이 발암유전자에 결합, 암세포를 소멸시키는 3세대 안티센스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 동산의료원은 이 병원 의과학연구소(소장 곽춘식.58) 박종구(41)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 달라붙어 괴멸시키는 제 3세대 유전자 치료제인 `리본 안티센스(Ribbon Anti Sense) ´분자를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유전자를 암세포에 투여해 암세포의 단백질 형성을 막아 소멸시키는 안티센스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돼 왔으나 체내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심했다. 그러나 이번 박교수팀이 합성에 성공한 리본 안티센스 분자는 이를 분해시키는 효소마저 죽여 암세포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으며 임상실험 결과 혈액암.대장암세포 괴멸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리본 안티센스 분자는 유전자를 이용, 병 발생 유전자 자체를 괴멸시킬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AIDS 등의 감염성 질환 등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의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또 기술력 없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에 유전자 바탕의 첨단 분자의학품을 개발할 수 있는 핵심 기반기술을 개발했다는 측면에서 의료계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박교수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한국 생화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했으며 최근 국제 저명 학술지인 `Biochemical Journal´과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등에도 소개돼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93년 미국 유학때부터 이 연구에 몰두했던 박교수는 96년 제 1세대 안티센스 분자에 대해 국제특허를 받았으며 제 2.3세대 안티센스 분자에 대해 현재 국내.국제 특허를 출원중일 정도로 이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졌다.

대전에 있는 생명공학연구소 이영익 책임연구원은 "박교수팀이 개발한 리본 안티센스는 보통유전자의 반대 서열로 된 유전자를 암유전자에 달라붙도록 해 암세포를 소멸시키는 방법으로 최근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모든 질병은 유전자에서 기인하므로 각 질병에 작용하는 안티센스 분자를 합성하기만 하면 질병의 발현을 막을 수 있다"면서 "치료제로서 실용화에는 5-10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성연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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