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정맥 혈전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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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증이란 쉽게 이야기하면 혈관안에서 액체인 상태로 흘러야 될 피가 고체인 피떡으로 굳어져서 혈관을 피가 흐르지 못하게 막아 버리는 질환입니다.

특별히 벌레에 물리거나 다치지 않았는데 갑자기 한쪽 다리가 붓고 아프고 탱탱해져서 걷기가 불편하거나 심하면 다리가 저리고 가만히 있어도 아파서 견딜 수 없어서 병원을 찾는 분들을 여러분들은 종종 보셨을겁니다. 물론 이처럼 한쪽 다리가 붓고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은 많지만 그 중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바로 그쪽 다리의 심부정맥혈전증입니다. 우리 몸의 정맥은 여러분들이 피부에서 볼 수 있는 혈관인 표재 정맥과 피부에서 보이지 않게 깊이 위치하며 심장과 연결되는 정맥인 심부정맥 그리고 이 두 정맥을 연결하는 교통정맥으로 구분을 하는데 바로 이 심부정맥을 통해서 대부분의 피가 심장으로 들어가게 되며 만일 심부정맥이 막히면 심장으로 들어갈 피가 고이게 되고 이에 따라 서두에서 말씀드린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의 심부정맥 혈전증은 이런 증상외에도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질환은 제때 진단과 치료가 안될 경우 초기에는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서 심장을 통해 폐동맥으로 흘러 들어가 폐동맥을 막아버려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폐동맥 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는 정맥 밸브가 기능을 못하게 되고 정맥압이 증가하게 되어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붓고 피부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며 복숭아 뼈 주변의 피부에 잘 낳지 않는 궤양이 발생하는 만성 정맥성 허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히 장기간 앉아 있거나 오래 침상에 누워있을 때 외상이나 수술후 임신중 혈전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체내에 암종이 있는 경우 비만한 여성인 경우에 많이 발생하며 이 외에 진성 다혈구혈증, 비장적출술 후 버거씨병 및 궤양성 대장염 등 전신적 질환에서 그 발병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단은 크게 두가지 과정으로 첫 번째는 어느 정맥이 어떻게 얼마나 막혔나를 검사하는 것으로 병력청취와 진찰 혈류 초음파검사 정맥 기능검사 정맥조영검사 등을 통하여 진단할 수 있으며 두 번째는 혈전증을 초래할 수 있는 원인에 대한 제 검사와 폐동맥 색전증에 대한 검사의 과정입니다. 심부정맥 혈전증의 치료는 목적이 조금 전에 말씀드린 폐동맥 색전증과 만성정맥 허혈을 예방하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혈전증에 대한 치료와 정맥압을 낮추는 치료를 같이 하게 되는데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에 대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혈전증에 대한 치료로는 항응고제인 헤파린의 정맥주사와 쿠마딘의 경구복용이 있으며 정맥압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는 다리를 가슴보다 높이 들게 하며 발목 운동을 통해 장딴지 근육을 수축시켜 정맥피의 이동을 밖에 혈전 폐쇄의 정도에 따라 혈전 용해제를 사용하거난 혈전제거를 위한 수술을 하는 수도 있으며 만일 폐동맥으로 혈전이 계속 떨어져 나갈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하대 정맥에 필터를 삽입할 수도 있습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제 때에 치료가 되지 않으면 말씀드린대로 폐동맥색전증이나 만성정맥허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이유없이 갑자기 한 쪽 다리가 붓고 아픈 경우 정맥 질환의 진단 기구를 갖춘 전문 병원에서 전문의와 상의하여 이 두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중앙병원 혈관외과 전문의 권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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