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혈압강하 효과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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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가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보스턴대학 의과대학과 오리건주립대학의 공동연구팀은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 39명을 절반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 매일 500mg의 비타민C 보충제를 한달동안 복용하게 한 결과 비타민C 그룹은 혈압이 평균 9.1% 낮아진데 비해 비교그룹은 2.7%에 그첬다고 밝혔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된 이 연구보고서는 또 비타민C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은 비타민C의 주성분인 아스코르빈산(酸)의 혈중농도가 비교그룹에 비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리건주립대학 라이너스 폴링 연구소 소장이자 생화학 교수인 발츠 프라이 박사는 비타민C가 혈압을 내리게 하는 것은 혈관을 이완 또는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산화질소의 생물학적 활동을 개선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화질소가 부족하면 동맥이 이완되지않아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고 프라이 박사는 말했다.

프라이 박사는 실험대상 고혈압환자들이 모두 혈압강하제를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비타민C가 혈압강하제와 어울릴 때 혈압강하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내과 고혈압전문의인 노먼 카플란 박사는 비타민C가 매우 안전한 혈압강하제로 보인다고 논평하고 그러나 보충제보다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는 과일과 야채를 평소보다 많이 먹도록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타민C는 감귤류, 서양고추, 브로콜리, 토마토, 딸기 등에 많이 들어있다.

실험대상자들에게 투여된 비타민C 보충제 1인당 500mg은 하루 권장섭취량 60mg보다는 8배나 많은 것이다. 식사를 통해 섭취해야 하는 비타민C의 적정량은 의학계에서 아직도 상당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8개월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은 비타민C의 하루 권장섭취량을 100-200mg사이로 올리도록 권고했다. 하루 섭취량이 200mg을 넘을 경우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많은 보건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1998년에는 500mg이상 비타민C를 섭취하면 DNA가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된 일이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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