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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석 극장서 1명 봤다···하루 영화 관객 '1만 붕괴' 초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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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전국 하루 극장 관객 수가 1만명대로 떨어진 6일, 홍콩스타 견자단의 액션영화 ‘엽문4:더 파이널’(사진)이 흥행 1위, 할리우드 영화 ‘1917’ ‘주디’가 2, 3위에 올랐지만 좌석판매율은 1~2%대였다. [사진 키다리이엔티]

전국 하루 극장 관객 수가 1만명대로 떨어진 6일, 홍콩스타 견자단의 액션영화 ‘엽문4:더 파이널’(사진)이 흥행 1위, 할리우드 영화 ‘1917’ ‘주디’가 2, 3위에 올랐지만 좌석판매율은 1~2%대였다. [사진 키다리이엔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해온 영화관 관객 수가 하루 1만명대로 떨어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일 전국 극장을 다녀간 총 관객은 1만5726명. 이는 2004년 통합전산망 집계 이래 최저치다. 지난해 4월 월요일 하루 평균 관객 수 22만4593명와 비교하면 무려 93%나 감소했다.

전년 대비 93% 감소…극장 20% 문닫아 #코로나19 대응책, 영진위 일문일답

흥행 10위권 영화들도 좌석판매율은 1~2%대였다. 100석 극장에서 한두 명이 봤다는 얘기다. 지난달 영화관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8%나 감소했다. 1일까지 영진위가 파악한 휴업 영화관은 멀티플렉스 82곳을 포함해 전국 103곳으로, 전국 영화관의 20.1%에 달한다.

영화계 "정부 대책, 뜬구름" 

영진위도 지난달 사무국 내에 ‘코로나19 전담대응 TF'(이하 코로나19 TF, 051-720-4866)를 설치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피해 대책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멀티플렉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Q를 비롯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영화감독조합·한국독립영화협회·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회사 및 단체 25곳이 발족한 코로나대책영화인연대회의(이하 영화인연대회의)는 이달 들어 수차례 “영화산업 지원, 골든타임이 지나간다”는 성명을 냈다. “영화산업의 붕괴는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대책이라고 나온 내용은 여전히 뜬구름”이라는 것이다.

문 닫을 판국인데 "협의 중"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월 서울 동작구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찾아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월 서울 동작구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찾아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계에 대해 지난달 공표한 ^영화관 방역소독지원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의 지원금 사용용도 확대 등에 더해 1일 ^극장들이 매월 납부해야 하는 영화발전기금(이하 영발기금, 티켓값의 3%) 납부를 한시적 감면 추진 ^상반기 개봉 연기‧취소작의 개봉 마케팅 지원(20여편) ^영세상영관 대상 영화상영 기획전 운영 지원(200여개 극장)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제작이 중단된 한국영화의 촬영‧제작 재개를 위한 제작지원금 지원(20여편) ^단기적 실업상태에 놓인 현장영화인 대상 직무 재교육 및 직업훈련수당 지원(400명) ^코로나19 상황 진정시 영화관람 활성화를 위해 영화관람객 할인권 제공(약 100만장) 및 홍보캠페인 지원(영화기금변경) 등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원 대상이나 선정 방식, 구제 규모에 대해선 여전히 “협의 중”이란 미온적인 응답이다. 당장 문 닫을 판국의 영화관들은 감면해준다는 영발기금이 어느 정도인지조차 몰라 답답해하는 상태다.

영화인연대회의의 최정화 프로듀서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미 모여 있는 영발기금을 빨리 좀 투입하자는 게 현장 목소리인데 기획재정부가 허락하지 않아 못하고 있다”면서 “평시와 다른 급한 상황인데도 관 차원의 절차 문제가 계속 언급된다”고 호소했다.

"올해 예산 1000억" 자랑한 영진위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 심화로 지난달 28일 부터 직영 극장 116개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전국 30여개 극장 영업을 중단했다.  사진은 이날부터 영업 중단에 들어간 CGV 명동점. [연합뉴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 심화로 지난달 28일 부터 직영 극장 116개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전국 30여개 극장 영업을 중단했다. 사진은 이날부터 영업 중단에 들어간 CGV 명동점. [연합뉴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영진위는 올해 영발기금 지출 예산을 전년대비 32.1% 대폭 증액한 1015억원 확보하며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고 자랑했다. 영발기금 운영 이후 가장 높은 규모다. 이 중 올해 지원사업 예산은 899억4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영진위 발표에 따르면 올해 주요 사업은 ^강소제작사 육성 환경 조성을 위한 한국영화 메인투자 전문 투자조합 신설 ^독립·예술영화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가칭)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설립 ^한국영화 인재 양성을 위한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육과정 확대 ^지역영화 창작 스튜디오 구축지원 등이다.

영화계의 코로나19 피해 대응에 대한 영진위의 고민은 무엇일까. 6일 영진위가 중앙일보의 e메일 질문에 답변을 보내왔지만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 다음은 서면 일문일답. 영진위가 전화로 추가 답변한 내용은 따로 표기했다.

코로나19 TF 발족 후 접수된 피해사례는.

“피해상황 상담, 각종 문의 등 약 30여건이다(6일 오후 3시 기준). 분야는 다양하나 주로 제작사, 배급사, 상영관 문의가 많다.”

지금까지 누적된 영발기금 총액은 얼마인가.  

“현재까지 영발기금 부과금 누적 총액은 5892억원(누적기간 2007년 7월~2020년 2월)이며, 영화발전기금 중 여유자금(2월말 기준)은 2655억원이다. 지난해 약 545억원의 영발기금이 걷혔고, 올해 예산으로 889억원(사업비)가 편성됐다. 참고로 영발기금은 정부와 국회 승인을 받아 집행하는 구조로, 2021년 예산수립을 위한 부처간 협의절차를 시작한 단계며, 최종적으로 12월 국회 승인을 받아 편성하게 된다.”

코로나19 대책으로 내놓은 영발기금 한시적 감면은 영화표값 3% 중 얼마 정도 감면을 말하나.

“(전화 답변)3% 중 얼마나 줄어들지에 대해선 최대한 빨리 (협의)하고 있지만….”

올해 편성된 영진위 예산에서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용도 변경하는 분야와 금액 규모는.  

“현재 기재부·문체부와 함께 예산변경 규모 및 사업 세부내용을 협의 중 단계로,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사업 진행이 어려운 사업(해외진출 관련 사업 등)의 예산 변경과 함께 영화발전기금 중 여유자금을 일부 사업비로 전용하는 방식을 거쳐 코로나19 대응 관련 예산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러한 용도 변경에서 문체부와 영진위가 가장 고민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예산 변경 절차를 진행하려고 하며, 그와 함께 영화계의 적재적소에 예산이 활용될 수 있도록 코로나19대응 TF를 통해 영화계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추가 대책을 두고 영화계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추가 대처할 예정인가.

“정부에서 발표한 대책방안에 대해 세부적인 지원 규모와 방식은 현재 문체부와 협의 중에 있으며, 최대한 조속히,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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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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