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왼쪽 폐이식 첫 성공

중앙일보

입력

오른쪽 폐에 비해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한 왼쪽 폐의 이식수술이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성공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이두연,김해균,백효채)팀은 지난 18일 오후9시 뇌사상태에 빠진 김소화씨(30,서울 강서구 가양동)로 부터 왼쪽 폐를 떼어내 오후 10시경 주부 오모(35,경기도 김포군 사우리)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술은 기증자와 수혜자가 O형과 A형으로 혈액형이 달라 어려움이 더했는데 이 때문에 수술팀은 철저한 면역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왼쪽 폐이식은 오른쪽 폐와 달리 심장과 연결된 동정맥의 해부학적 구조가 더 복잡하고 크기도 작으며 폐기능도 약하기 때문에 수술 도중 폐기능이 갑자기 50% 이상 감소하는 경우 호흡마비 등을 막기 우한 인공심폐기의 설치가 어려워 외국에서도 성공사례가 가끔 보고되는 고난이도의 수술이다.

이번에 왼쪽 폐이식을 결정한 이유는 기증자의 오른쪽 폐상태가 나쁘고 수혜자 오모씨의 폐기종이 급속히 악화돼 1∼2주 정도의 시한부 생명으로 폐이식치료가 긴급히 필요하게 돼 왼쪽폐이고 혈액형이 다른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시행하게 된것이다.

한편 지증자 김씨는 택시 기사로 지난15일 오후3시30분 뇌출혈로 쓰러져 강북삼성병원과 일산복음병원에서 뇌사판정을 받고 가족의 강기기증의사에 따라 지난 17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옮겨졌으며, 왼쪽 폐와 간, 각막2개, 심장판막을 기증했다. 고인의 가족은 평소 고인이 불우한 이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고인의 장기가 쓰이기를 바랄 것이라고 기증 동기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각박 2개와 심장판막은 냉동보관하고 폐와 간을 두명에게 각각 이식했다. 이로써 연세으료원은 96년 7월 7일 첫 폐이식수술이후 3번째 폐이식을 기록했다.

김영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