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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코로나 지나가면 '경제 코로나' 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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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국(祖國)이 이렇게 부끄러운 적 있었습니까.”

6일 0시 공개된 미래한국당의 TV 광고 일부분이다. 20대로 보이는 남성이 등장해 “공정과 정의를 외치더니 자기편이라면 무슨 짓을 해도 감싸주고 국민을 둘로 쪼개놓다니. 그것도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라며 이같이 외친다. 9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에 임하는 미래통합당과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선거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조국(曺國) 살리면 조국(祖國) 망가져”

황교안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서 부인과 손을 잡고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서 부인과 손을 잡고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양당은 최근 들어 검찰 관련 이슈에 부쩍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MBC의 최근 ‘채널A 기자-윤석열 측근 검사장 유착’ 의혹 보도가 기폭제가 됐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범여권에서) 어느 특정인 살려내자는 소리가 나왔다. 말만 하면 사람이 먼저라고 했는데, 사람 먼저라는 소리가 조국이라는 사람으로 귀결된 것 같다”며 “우리는 조국을 살릴 게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먼저 살려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도 “여권 비례 위성정당 두 곳이 교섭단체를 만들어 공수처를 완전히 장악해 첫 번째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잡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줄줄이 늘어서 있는 권력형 비리 게이트와 울산 부정선거 수사를 방해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지방 행보를 늘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다 접전지역이다. 대통령의 교묘한 선거 지원”이라고 날을 세웠다. 황교안 대표는 오후 종로 유세에서“조국을 선택하면 대한민국이 망가진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대장정을 시작하자”고 했다.

통합당 내에선 검찰 관련 이슈가 부각되는 게 선거 전략상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민심을 들어보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단연 조국 이슈를 꼽는 사람이 많다”며 “현 정부가 왜 부도덕한지를 환기해 30~40대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총선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반면 '검언유착'이라며 목소리를 내던 여권은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이날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는) 검찰 정보를 활용한 언론의 과잉 취재였는지, 아니면 언론을 이용한 검찰의 공작적 수사였는지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향후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면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저희 민주당은 인지한 적도 없고 제기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날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서울 지역 유세에 집중하며 어려운 경제 상황도 집중 부각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영등포 지역 지원 유세에서 “이번 코로나가 지나가면 경제 코로나가 온다. 지금보다도 경제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경제정책 실패로 추락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빠른 시기다. 이런 무능한 정부, 수치심 못 느끼는 정부를 믿고 계속 가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처를 세계적 모범 사례로 꼽는 것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은 “외신에서 말하는 것은 정치가 아닌 의료체제에 대한 찬사”라며 “코로나 19가 문재인 정부의 과거 3년 실정을 뒤엎는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유권자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안으론 또 ‘막말’ 논란 

김대호 미래통합당 관악구갑 후보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뉴스1]

김대호 미래통합당 관악구갑 후보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뉴스1]

통합당은 ‘조국’과 ‘경제’라는 투트랙 대여공세를 이어갔지만, 안으론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는 이날 오전 당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아는데, 30~40대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태어나보니 어느 정도 살만한 나라여서 이분들의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쯤 되는 것 같다”고 발언해 ‘세대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박성민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국민의 일꾼이 되겠다고 나선 국회의원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오만한 발언”이라며 “보수세력에 냉담하다는 이유로 3040세대가 감히 저평가되거나 비하할 대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오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 사려 깊지 못한 제 발언으로 상처를 드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진복 통합당 총괄선대본부장은 “해당 발언으로 상처받았을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 김 후보에 대해 ‘엄중 경고’ 했다”고 밝혔다.

김기정·김홍범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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