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만 걸려도 무조건 종합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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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외래진료 중·소 병원의 4배

감기 등 가벼운 질환에도 막바로 종합병원을 찾는 등 환자들의 대형 병원 선호도가 지나쳐 의료 전달체계 붕괴와 중.소형 의료기관의 몰락이 우려된다.

또 국가적으로도 국민의료비가 급증해 의료보험 재정을 압박하고 대형 병원들이 경증 환자에 치여 특수질환이나 중환자 치료에 소홀해지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11일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입원 환자수는 서울중앙병원(2천2백병상) 이 71만6천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촌세브란스병원(1천4백여병상) 52만7천여명▶인천 중앙길병원(1천5백여병상) 46만여명▶서울대병원(1천5백여병상) 42만1천여명▶삼성서울병원(1천2백여병상) 37만명 순서였다.

또 외래환자는 서울중앙병원이 연인원 1백52만6천여명(하루 평균 5천5백여명) 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삼성서울병원으로 1백7만1천여명(하루 3천8백여명) 에 달했다.

진료과별 외래환자수는 내과의 경우 서울중앙병원이 연인원 48만9천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산부인과는 삼성제일병원(30만여명) , 이비인후과는 세브란스병원(10만6천여명) 으로 환자가 가장 많이 몰렸다.

또 신경과.신경외과는 경희대병원, 피부과.재활의학과.일반외과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는 서울중앙병원, 정신과는 국립서울정신병원, 비뇨기과.흉부외과는 서울대병원,가정의학과는 서울중앙병원, 응급의학과는 삼성서울병원의 환자수가 가장 많았다.

중소형 병원 가운데서는 안과.소아과.성형외과에서 각각 건양병원(32만8천여명) .소화아동병원(30만4천여명) .광명 성애병원(3만4천여명) 이 환자수 수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대형 병원에 대한 환자 집중현상으로 이들 병원을 찾는 환자는 비싼 진료비 부담은 물론 오래 기다리고도 충분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하기 일쑤다.

한 병원 관계자는 "큰 병원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해 가벼운 질환에도 대형 병원만 찾는 환자의 잘못된 인식이 환자 편중 현상을 낳고 있다" 며 "내년 7월 의약분업 이전에 의료기관간 기능을 재정립해야 대형 병원과 동네 병.의원이 공존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환자가 먼저 대형 병원을 찾을 경우 본인 부담금을 높이는 등 진료비 부담을 차별화하고 자기 등급과 동떨어진 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의보 급여범위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 중" 이라고 밝혔다.(중앙일보)

박태균 식품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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