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절반 O-157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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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치명적인 대장균 `O 157:H7´ 박테리아가 당초 생각보다 미국산 육류에 훨씬 많이 퍼져 있으며 스테이크용 등으로 팔려나갈 쇠고기의 절반 가량에서 이 박테리아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농무부의 한 고위관리가 10일 밝혔다. 과학자들은 그간 전체 소의 1-3% 가량만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미 농무부 산하 과학자들이 지난 9월이후 한층 정교한 최신기술을 사용, 미국산 쇠고기를 조사한 결과 이 박테리아의 발생 빈도가 당초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장인 토머스 빌리가 말했다.

이런 사실은 농무부가 식료품 포장업체들에 새 장비를 설치하고 박테리아 식별 및 퇴치를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 법적인 정당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빌리는 ´이번 박테리아 발견으로 추가 실험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미국민들이 애용하는 햄버거가 과거보다 덜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다만 박테리아를 더 잘 발견할 수 있는 기술면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식료품 포장업체들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실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류 생산업자들로 구성된 미 육류협회는 농무부가 적절한 조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공연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협회의 재리 웨버는 ´O 157 박테리아의 전염도는 매우 낮은 상태로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포장공장에서 가루로 만들어진 육류의 감염률은 0.05% 이하´라고 주장했다.

`O 157´ 박테리아는 인체에 심각한 질병을 가져올 수 있으며 특히 노약자의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오한을 느끼게 되고 혈변을 누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되는 미국민은 연간 7만3천4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농무부는 이 박테리아가 식품에 전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농무부는 앞으로 12월까지 O 157 검사방법 강화 등을 포함한 새로운 법안을 작성,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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