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조절 단백질 발견

중앙일보

입력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단백질이 미국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소재 캘리포니아대학(UCI)의 올리비에 시벨리박사 연구팀은 미 ´국립과학회연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뇌에 있는 단백질인 ´오파닌(orphanin) FQ/노시셉틴(nociceptin)´이 스트레스를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오파닌 FQ/노시셉틴´ 단백질의 유전자 활동을 차단한 생쥐는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정상적인 쥐에 비해 훨씬 더 불안해했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데 이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파닌 FQ/노시셉틴´은 4년전에 동 연구팀에 의해 처음 발견된 작은 단백질로서 뇌편도와 시상하부에 존재한다. 이 부위는 모두 통증이나 두려움 같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의 유전자 활동이 차단된 생쥐가 동일한 강도로 주어지는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일한 스트레스가 반복해서 가해지면 거기에 적응, 점점 더 조용한 반응을 보이게 되고 아드레날린을 비롯한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도 줄어든다.

이같은 결과는 ´오파닌 FQ/노시셉틴´ 단백질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반응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하는 과정에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오파닌 FQ/노시셉틴´ 단백질이 스트레스에 대해 인체가 소위 ´싸울 것인가 도망갈 것인가´의 반응을 나타내려는 경향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런 반응은 부신이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들에 의해 조절돼 뇌에서 긴장과 근육운동을 조절하는 부위가 활성화되고 대사작용이 활발하게 되어 싸우거나 도망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오파닌 FQ/노시셉틴´ 단백질은 바로 이런 시스템이 활성화되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시벨리박사의 설명이다.

시벨리박사는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 단백질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스트레스관련 질병의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고 말했다.

양재원 인터넷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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