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새 광우병 진단법 개발

중앙일보

입력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쇠고기파동을 불러 일으켰던 광우병(크로이츠펠트-야콥병)을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새 진단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羅悳烈) 교수팀은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기법´(DWI)으로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의 뇌 피질에서 일어나는 파괴현상을 기존 검사법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나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미국 3대 신경학저널의 하나인 `어카이브즈 오브 뉴롤로지´ 8월호에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서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 표제논문으로 채택되는 등 관심을 모았다.

나교수는 이 논문에서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 의심되는 환자 3명에게 새 진단법을 적용한 결과 기존 검사에서는 보이지 않던 뇌피질의 급격한 파괴현상이 잘 나타나 크로이츠펠트-야콥병 검사에 유용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병에 대한 기존 검사법은 서서히 진행되는 치매현상과 CT촬영, 뇌파 및 조직검사 등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모든 증상이 나타난 후에나 진단이 가능했으나 DWI진단법은 촬영이 쉽고 초기단계에 이상을 발견할 수 있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급격히 치매가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르는 신경계 전염성 질환으로 발병자는 대부분 2년 이내에 사망하고 50%는 9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며 이 병이 소에게 발생하면 광우병이 된다.

이 병은 1920년 처음 존재가 밝혀졌으나 지금까지도 정확한 발병원인과 치료법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에서만 최근 4년간 14명의 환자가 확인되는 등 국내에서도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나교수는 ´지난 2년간의 실험을 통해 DWI 진단법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진단에 매우 유용함을 확인했다´며 ´이 방식이 확산되면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진단이 빨라져 치료제 개발을 통한 향후 환자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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