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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코인 상장이 사용자에게 주는 상장, 원금 치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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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규모가 크건 작건, 운영이 근본이건 스캠이건, 본사가 국내건 국외건 상관없이 저마다 자체적으로 코인 상장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다. 그 기준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거래소냐 비공개로 깜깜이 상장을 하느냐의 차이만 있다. 거래소를 분류하는 기준 중에서 단지 일찍 거래소를 시작했고, 그 덕분에 가상계좌를 발급받았다고 국내 4대 거래소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국내 4대 거래소들은 모두다 상장 기준과 폐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다만, 공개만 투명하고 시행은 불투명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상장은 거래소 마음대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 기준에 대한 의구심과 잡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거래소의 오픈 때부터 이어져 온 덕분(?)에, 이제는 유구한 역사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이를 의식한 듯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뜬금없는 해명을 하기도 한다. 특정 벤처캐피털(VC)의 포트폴리오를 우대한 적 없으며 상장된 코인들의 우연한 공통점이었다는 거다. 최근에 이 거래소는 자신들의 외부감사가 대표로 있는 VC의 포트폴리오 코인을 상장시켰다. 물론 우연일 테다. 의도를 가졌더라면 모두가 주목하는 시점에서 저렇게 상장을 진행할 리 없잖은가.

국내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주목을 받고 각종 소문이 붙는가 하면, 거래량이 얼마인지도 관심없어서 거래소가 너무도 떳떳하게 공개한 상장 기준과 전혀 상반된 코인을 상장시키기도 한다.

최근 심상찮은 상장 행보를 달리는 거래소가 있다. 코인원이다. 올 들어 이곳에 상장한 코인은 너무나도 규칙적이다. 매달 6종씩 총 18종이 상장했다. 트로이ㆍ두드림ㆍ아이오텍스ㆍ폴스타ㆍ소다ㆍ케이브이아이ㆍ하이블럭스ㆍ판테온Xㆍ오리진ㆍ위드ㆍ럭스바이오ㆍ콘텐토스ㆍ다이ㆍ신세틱스ㆍ미콘캐시ㆍ옵저버ㆍ페치ㆍ고머니2 등.

어떤 의미로든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코인들이다. 개발사가 송사에 휩싸여 있는 코인도 있으며, 피해자 대책방이 만들어져 있는 코인도 있다. 다른 거래소에서 상폐된 코인들도 있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지고 상장을 했겠지만, 모두가 비슷한 결말을 보여준다. 상장 직후 고점을 찍고 나날이 가격이 하락하는 결과는 너무나 익숙해서 새로운 맛이 덜하다. 그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코인이 있다. 미콘캐시다.

#상장 전엔 ‘유망’코인, 상장 후엔 ‘유의’코인

디지파이넥스코리아 거래소의 최대주주인 미콘캐시는 3월 17일 코인원에 상장했다. 개발이 진행되고 로드맵에 따라 다른 플랫폼에서 구동되다가 자체 메인넷을 갖는 코인은 많지만 미콘캐시는 이를 역행했다. 작업증명(PoW)으로 검증되는 자체 메인넷이라던 코인은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으로 스왑을 강행했다. 역주행 스왑은 선별적으로 이뤄졌고 누군지 특정할 수 없는 일부 홀더만 스왑에 성공했다. 그 결과 유의미한 토큰 홀더는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총발행량 10억 개의 토큰 중에 90만개 만이 거래소에 입금되고 거래가 시작됐다.

일련의 과정에 녹아든 의도가 뭐였던 간에 결과는 대성공했다. 상장일 118원으로 시작한 코인 가격은 3일 만에 8460원이 됐다. 누군지 알 수 없는 한 자릿수 홀더는 신명나게 매도했고 1분 만에 15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소수가 대량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을 때 심심찮게 나오는 광경이었다. 또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빗썸에서 상장 공지까지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상장이 무산된 팝체인의 경우도 홀더가 소수였다는 이유가 핵심이었다. 이를 몰랐는지 알고도 묵인한 건지 코인원은 상장을 강행했다. 스왑된 코인을 코인원에 입금한 일부 사용자는 71배 수익이 났을 테며, 스왑된 코인을 코인원에서 매수한 다수의 사용자는 고점 대비 15토막의 손실이 났을 테다.

#상장 '기준' 따로 '행동' 따로

코인원 홈페이지에서는 상장 기준(①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 ②지배구조의 투명도, ③토큰 분배계획 ④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 ⑤시장 규모(Market Size), ⑥ 팀 구성: 리더십ㆍ기술ㆍ사업개발 및 운영, ⑦프로젝트 진척율, ⑧국내 시장성 등)과 폐지 기준(①법적, ②제품ㆍ기술적, ③시장성, ④프로젝트팀 영속성 등 문제)을 명확히 고지하고 있다.

다만, 특정 코인의 관계자를 사기 혐의로 조사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하며, 프로젝트에서 밝힌 로드맵을 준수하기는커녕 되려 역행하고 토큰 분배가 비공개로 진행된 코인이 상장하기도 한다. 상장 기준보다 폐지 기준에 더 부합되지만 말이다.

얼핏 이해하기 아리송한 일련의 상황은 상장 공지와 함께 업로드되는 상장 보고서를 읽어보자면 납득이 간다. 상장 보고서는 코인원 상장팀에 소속된 2명의 연구원이 작성하지만 모든 의견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견해만 들어가 있다. 또한, 개인적인 견해에 따라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참고가 되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고 공지에도 올리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코인원이 정확성이나 완벽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상장된 코인의 거래 수수료 이익을 얻어야 유지가 된다. 거래소의 흥망에 관여된 부분이라 상장은 전적으로 거래소의 재량에 따라 이뤄진다. 코인원은 이처럼 중요한 상장 심사를 개인 의견으로 결정하고, 그 결정을 정리한 보고서에 대한 책임과 신뢰를 보장하지 않는다. 상장을 위한 어떠한 청탁도 받지 않으며, 상장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만 기입하고 홍보한다 해도,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용자들은 공감하지 않는다. 몇백 번 외쳐대는 말보다는 말없이 묵묵히 하는 행동에 공감하는 법이다.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포럼 운영자

※외부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조인디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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