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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없이 조사받겠다"는 조주빈 첫 검찰 조사 10시간 만에 끝났다

중앙일보

입력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이날 기자들 앞에 선 조씨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심경을 밝혔다. 강정현 기자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이날 기자들 앞에 선 조씨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심경을 밝혔다. 강정현 기자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대화방인 '박사방'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에 대한 첫 검찰 소환조사가 약 10시간 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TF(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이날 오전 10시20분부터 11시35분까지 조씨를 조사를 한 데 이어 점심 뒤 오후 2시5분부터 조사를 재개해 이날 오후 7시30분까지 조사를 벌였다. 검찰에 송치된지 하루만에 곧장 조사에 나선 것이다.

조주빈, 묵비권 행사 없었다 

이날 조사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부장인 양동우 검사(사법연수원 33기)가 담당했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기본적인 인정신문을 시작으로 성장배경과 범행 전 생활에 대해 물었다. 이후에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아동음란물제작) ▶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개인정보 제공)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12개 죄명 전반을 개괄적으로 짚으면서, 조씨의 인정·부인 부분을 정리하는 형태로 조사를 벌였다.

조씨는 묵비권 행사 없이 담담한 태도로 진술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조사 종료 뒤 조서 열람을 시작해 오후 8시 20분까지 열람을 마치고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조씨 변호를 맡기로 했던 법무법인 오현 측은 논란이 되자 지난 25일 사임계를 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조씨에게 변호인 사임계가 접수된 사실을 알리고 조사 전에 변호인과 면담 기회를 줬다. 이후 조씨가 “오늘은 변호인 없이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밝혀 신문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조씨는 변호인 사임계 접수를 고지받고 해당 변호인과 조사 전 간략히 면담을 가진 뒤 이같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해소동 있었지만…건강 이상 無 

검찰은 서울구치소로 돌아간 조씨를 오는 27일 오전에도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 조씨의 수감생활이나 건강은 이상 없는 상태라고 한다. 조씨는 전날 검찰에 송치돼 인권감독관과 화상 면담을 진행한 뒤 수용지휘를 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경찰이 조주빈을 송치하며 적용한 죄명은 모두 12개로 수사기록은 별책 포함 38권, 약 1만2000쪽 분량에 달한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강정현 기자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강정현 기자

앞서 조씨는 지난 16일 경찰에 붙잡힌 직후 범행을 부인하며 경찰서 화장실벽에 머리를 찧는 등 자해 소동을 벌였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경찰서 포토라인 앞에 선 조씨는 이 때문에 목 보호대를 하고 정수리에 반창고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해 소동으로 강북삼성병원에 옮겨진 조씨는 병원에서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까지 했지만 최종 음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 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돈을 받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검거된 직후까지 자신이 핵심 운영자인 일명 ‘박사’임을 부인하다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시인했다.

그는 스스로를 ‘박사’로 칭하며 피해 여성들에게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기게 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최소 74명으로, 미성년자는 이 중 16명이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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