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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레이디 가가 맞아?…뻔한 스토리인데 가슴 뛰는 영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현예슬의 만만한 리뷰(80) 영화 '스타 이즈 본'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영화관에 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으로 TV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데요. 사회적 거리 두기 시대에 저같이 집에서 격리 아닌 격리 중인 분들을 위한 영화를 소개해드립니다. 영화 ‘스타 이즈 본’ 입니다.

톱스타 잭슨(브래들리 쿠퍼 분)과 무명 가수 앨리(레이디 가가 분)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영화 ‘스타 이즈 본'의 두 주인공. [사진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톱스타 잭슨(브래들리 쿠퍼 분)과 무명 가수 앨리(레이디 가가 분)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영화 ‘스타 이즈 본'의 두 주인공. [사진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사실 저는 ‘원스’, ‘비긴 어게인’, ‘위플래시’, ‘라라랜드’ 등 음악 영화를 원체 좋아해 쉽게 감명을 받는 편입니다. 개봉일에 맞춰 영화관에 가는데요. 이 영화는 솔직히 꼭 봐야지 하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배우가 감독을 하고 가수가 배우를 한다기에 완성도 면에서 떨어질 거란 생각이 있었죠. 무엇보다도 연인으로 등장한다는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도무지 매칭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뛰어난 작곡 실력과 매력적인 보이스를 가진 앨리(레이디 가가 분)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무대에 오르지 못합니다. 웨이트리스 일을 하며 근처 바에서 노래하는 것으로 만족하는데요.

어느 날 그 바에 손님이 찾아옵니다. 공연을 막 끝낸 톱가수 잭슨(브래들리 쿠퍼 분)입니다. 그는 앨리의 목소리를 듣고 한눈에 반하게 되는데요.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그를 자신의 공연에 초대합니다. 그리고 그의 무대에 오르게 하죠. 이를 계기로 앨리는 ‘스타'로 거듭나게 되고 그와 동시에 잭슨과도 사랑에 빠지게 되죠.

앨리(레이디 가가 분)의 노래를 듣고 첫눈에 반한 잭슨(브래들리 쿠퍼 분)은 자신의 공연에 초대해 함께 노래를 부른다.

앨리(레이디 가가 분)의 노래를 듣고 첫눈에 반한 잭슨(브래들리 쿠퍼 분)은 자신의 공연에 초대해 함께 노래를 부른다.

감독으로서의 ‘브래들리 쿠퍼'와 배우로서의 ‘레이디 가가'

먼저 감독이자 남자 주인공 잭슨을 연기한 브래들리 쿠퍼는 내가 아는 그 배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덥수룩한 턱수염에 걸걸한 목소리까지 전부 바꾸고 나타난 그는 그 자체로 톱스타 잭슨이었는데요. 그런 그가 노래까지 완벽하게 해냈죠.

음악 이야기는 뒷부분에서 따로 해 보기로 하고 감독으로서 첫 작품이었던 브래들리 쿠퍼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1937년에 제작된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요. 그래서 스토리도 그렇고 음악도 자칫하면 올드해 보일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요즘 시대에 맞게 각색했고, 여기에 음악도 큰 역할을 차지했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또 어떤가요. 그를 떠올리면 과한 화장과 부담스러운 패션으로 많은 이슈를 불러왔는데요. 무대에 있을 때 폭발적인 퍼포먼스만 보아왔던지라 앨리라는 역에 잘 맞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등장해 섬세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레이디 가가의 재발견’이란 평에 완벽공감 합니다.

기존의 가수 이미지는 떠올릴 수 없게 변신에 성공한 앨리 역의 레이디 가가. 그는 이 영화에서 노래는 물론 안정적인 연기까지 보여주었다.

기존의 가수 이미지는 떠올릴 수 없게 변신에 성공한 앨리 역의 레이디 가가. 그는 이 영화에서 노래는 물론 안정적인 연기까지 보여주었다.

원래 초기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 비욘세를 주연으로 제작한다고 알려졌었는데, 그 두 사람의 조합이라면 어땠을지 생각해봅니다. 제2의 드림걸즈가 되었을까요?

뻔한 스토리라도 음악과 함께라면...

음악영화니까 음악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영화에 수록된 모든 음악이 좋았지만 순위를 따져보자면 2019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주제가상을 휩쓴 레이디 가가의 ‘Shallow’가 단연 1등입니다. 우연히 예고편에 나온 레이디 가가를 보고 다음 날 바로 영화 보러 갔으니까요.

브래들리 쿠퍼와 함께 공연하는 ‘Shallow’ 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잭슨과 앨리가 마트 주차장에서 얘기를 주고받다가 앨리가 즉석에서 잭슨의 이야기로 노래를 만드는데요. 그게 바로 ‘Shallow’입니다. 무반주에 담담히 말하듯이 잠깐 부르는 장면인데 잭슨이 반한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 외에도 앨리가 바에서 부른 La Vie En Rose나 Look What I Found, I’ll Never Love Again 등의 노래는 한 번쯤 찾아 들어보시면 아마 바로 영화가 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로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브래들리 쿠퍼. 주인공 잭슨 역에 영화 속 등장하는 노래를 직접 라이브로 불러 화제가 되었다.

이번 영화로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브래들리 쿠퍼. 주인공 잭슨 역에 영화 속 등장하는 노래를 직접 라이브로 불러 화제가 되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총 11곡의 곡은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촬영할 때 직접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레이디 가가야 원래 가수이니 노래 실력이나 말할 것도 없는데 제가 놀랐던 것은 앞서 말했듯이 브래들리 쿠퍼의 노래 실력입니다.

“두 캐릭터가 직접 노래해야 한다”는 레이디 가가의 설득에 브래들리 쿠퍼는 6개월간 강도 높은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잭슨은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기 때문에 기타 연주법까지 배웠다고 하는데요. 감독에 연기에 노래에 기타 연주까지 이 남자의 다재다능함은 어디까지인지.

뻔한 스토리가 진부하다고 느껴진다면 영화 속 음악에만 집중해보셔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모쪼록 방구석 1열에서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스타 이즈 본

영화 '스타 이즈 본' 포스터.

영화 '스타 이즈 본' 포스터.

감독: 브래들리 쿠퍼
원작: 윌리엄 A. 웰먼, 로버트 카슨
각본: 브래들리 쿠퍼, 윌 페터스,아이린 메치, 스티븐 J.리벨, 크리스토퍼 윌킨슨
출연: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샘 엘리어트
촬영: 매튜 리바티크
장르: 드라마, 로맨스, 멜로
상영시간: 135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18년 10월 9일

중앙일보 뉴스제작1팀 대리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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