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부족 결함 남아에게 유전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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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정자가 없거나 부족한 남성은 시험관수정에 의해 아버지가 될 수는 있어도 태어난 남아는 똑같은 유전적 결함을 물려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의 데이비드 페이지 박사는 정자가 없거나 부족한 모든 남성중 약10%는 Y염색체의 한 부분인 AZFC에 유전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세포질내정자주입(ICSI)이라는 방법에 의해 아기를 가져도 태어난 아기가 남아일 경우는 똑같은 유전결함이 유전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런 남성은 ICSI로 얻은 아들이 다시 ICSI로 사내아이를 갖지 않는 한 손자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페이지 박사는 의학전문지 `휴먼 리프로덕션´(인간생식)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그러나 이 방식으로 탄생한 여아는 아버지로부터 Y염색체가 아닌 X염색체를 받기 때문에 이러한 유전결함을 물려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ICSI란 시험접시에서 한개의 정자를 난자의 세포질 속에 인공적으로 주입해 수정란을 만든 뒤 다시 여성의 나팔관에 투입해 임신이 이루어지게 하는 시험관 수정방법중 하나다.

페이지 박사는 AZFC 변이유전자를 가진 남성들이 ICSI로 출산시킨 남자아기 4명에 대해 유전자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AZFC 변이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페이지 박사는 Y염색체에 있는 AZFC는 정자를 생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AZFC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ZFC유전자 변이는 그 자체가 남성불임의 원인이기 때문에 전에는 유전되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았으나 이런 남성도 ICSI로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되면서 AZFC변이가 유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페이지 박사는 말했다.

미국의 경우 전체부부중 10-15%가 불임이며 이중 50%는 남성이 불임의 원인이다. 남성불임의 원인은 거의 대부분이 정자의 수가 부족한 때문이다. 정상적인 정자의 수는 사정한 정액 ㎤당 5천만-2억마리지만 AZFC유전자가 변이된 남성은 500만 마리미만이거나 아예 정자가 없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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