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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6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달러 충격 안전핀 확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이 미국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핀을 확보하게 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자간담회는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자간담회는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와프계약(bilateral currency swap arrangements)을 체결했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 거래다. 상대국 중앙은행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설하는 개념이다. 미국과 체결하면 달러를 더 쌓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번 계약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계약 기간은 6개월(2020년 9월 19일)이다. 이후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은 캐나다·영국·유럽(ECB)·일본·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상설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 글로벌 달러자금 시장 경색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한국을 포함한 9개국(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호주·뉴질랜드·브라질·멕시코·싱가포르)과 추가로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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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건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위기 우려가 고조된 시점이었다. 2008년 10월 30일 300억 달러 규모(6개월)로 체결했는데 두 차례 더 연장해 2010년 2월까지 유지됐다. 한은 관계자는 “당시를 돌아보면 스와프 계약 체결 이후 달러 유동성에 대한 불안 심리가 완화하고 급등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말 달러당 1089원이던 환율은 스와프 계약 체결 직전 1468원까지 상승했다가 스와프 계약 종료 시점엔 1170원까지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달러화 수급 불균형으로 환율이 급상승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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