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선 겨우 지킨 코스피, 3% 폭락 마감… "통화정책 효과 제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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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적극적 부양책에도 국내 주식시장 추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58포인트(3.19%) 하락한 1714.86으로 마감했다. 장이 열릴 땐 33.99포인트(1.92%) 오른 1805.43으로 시작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거센 '팔자' 행렬에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루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6829억원을, 기관 투자자가 3419억원을 순매도했다. 6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인 개인 투자자는 이날 92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각) 올해 두 번째 임시 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0.0~0.25%로 1%포인트 내려 5년 만의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7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을 기대하는 관측이 나왔지만 16일 코스피는 그런 기대를 좌절시켰다.

DB 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는 그 자체가 총수요 부진을 야기하기보다 격리·검역 강화, 여행 제한, 공공장소 폐쇄 등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인한 악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효과도 사실상 코로나 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한 제한적이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그런데도 최근의 조치는 코로나 19의 장기화에 따른 실물 경기 부진, 취약 기업 신용도 하락, 금융시스템 균열 및 부채 위기 발생이라는 연결고리를 약화할 것"이라고 봤다.

케이프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은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는 일차적으로 매도 열기를 식히는데 유효하다"면서도 "추가 급락이 발생할 경우 시장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시장의 단기 급등 요인으로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16일 오후 4시 30분 금융통화위원회 임시회의를 열었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상 연구원은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은 높게 유지되겠으나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먼저 잦아들면 단기유동성이 안정되고, 신용지표가 개선된 뒤, 주식 등 위험자산이 반등하는 흐름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6.7원 떨어져(환율은 상승) 달러당 1226.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3월 2일 이후 최저치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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