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만명에 끝, 이탈리아 10만명" 대만 교수 코로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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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립대만대학 화학분석과의 쉬청즈(徐丞志) 조교수. [쉬청즈 페이스북 캡처]

대만 국립대만대학 화학분석과의 쉬청즈(徐丞志) 조교수. [쉬청즈 페이스북 캡처]

대만의 한 학자가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 이내로 통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유럽의 우한(武漢)’으로 떠오른 이탈리아는 최악의 경우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며 발원지인 중국의 확진자(8만995명, 3월 15일 기준)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염병 확산 모델인 SIR 모델 이용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한국 3월 말 종식될 수도…확진 9000명대 유지

12일(현지시간) 대만 언론 자유신보(自由新報ㆍLTN)에 따르면, 국립대만대학(國立臺灣大學)의 쉬청즈(徐丞志) 화학분석과 조교수는 전염병 확산 모델인 SIR 모델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전망했다.

질량분석법 전문가인 쉬 교수는 한국 상황이 3월 말 안정세로 접어들어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9000여명 선에서 통제돼 총 1만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지난달 24일 한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최대 1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쉬 교수의 전망치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쉬청즈 타이완국립대학 화학분석과 조교수가 SIR모델을 이용해 중국과 한국,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쉬청즈 페이스북 캡처]

쉬청즈 타이완국립대학 화학분석과 조교수가 SIR모델을 이용해 중국과 한국,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쉬청즈 페이스북 캡처]

쉬 교수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의 집중 발병 기간이 18일이었던 것에 반해 한국은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 12일로 비교적 짧은 점을 들었다.

그는 한국이 신종 코로나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신속하고 정확한 신종 코로나 진단 기술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감염자를 파악하고 격리 조치함으로써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시기를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쉬 교수는 "한국 내 또 다른 도시에서 새로운 확진자가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한국은 3월 말쯤 신종 코로나 종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최악의 상황시 확진자 10만…중국 넘어설 듯

반면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에 대해서는 ‘또 다른 (중국) 후베이’가 될 것으로 추정하며 최소한 5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쉬 교수는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확진 사태에 대해 최선과 최악의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낙관적 시나리오'는 이탈리아 당국이 내린 전국 봉쇄 조치가 이번 주 효과를 나타내면서 집중 발병 기간이 한국과 같이 12일 선에서 끝나는 것이다. 이 경우 오는 3월 16일 하루 약 3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것을 정점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점차 줄면서 4월 초 약 5만명의 확진자를 내고 종식될 수 있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브레시아의 병원 검역소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14일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2만1157명, 누적 사망자는 1441명에 달했다. [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브레시아의 병원 검역소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14일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2만1157명, 누적 사망자는 1441명에 달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회의적 시나리오'는 다르다. 이탈리아 당국의 조치가 효과를 내는데 약 2주가 소요되고 그 사이 신규 확진자 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정점인 오는 3월 22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약 6000명이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에는 4월 중순이 돼서야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들 전망이다. 특히 확진자 수는 10만명을 넘어서며 중국의 확진자를 추월하게 된다.

쉬 교수는 "이탈리아 인구는 중국 후베이성 인구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웃 국가인 유럽연합(EU)의 도움이 없다면 매일 4000명의 확진자가 터져 나오는 상황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4일 현재 인구 2400만명인 대만 내 코로나19 환자 수는 모두 53명(사망 1명)에 불과하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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