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당 서정주 동생 서정태 시인, 97세로 별세

중앙일보

입력

11일 별세한 서정태 시인.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1일 별세한 서정태 시인.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우하(又下) 서정태 시인이 11일 별세했다. 97세. 서 시인은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의 여덟 살 아래 동생으로 미당과 사이가 각별했고, 형을 따라 시인을 꿈꿨다. 미당은 열아홉살에 당시 15세인 여동생과 11살인 동생(우하)의 시를 묶어 '형제시첩'이라는 제목으로 문집을 냈다.

서 시인은 1946년부터 민주일보, 전북일보에서 30년 근무했다. 20대 중반부터 시를 썼지만 한 번의 무산 끝에 낸 첫 시집은 『천치의 노래』(1986)다. 미당은 서문에 "네가 쓴 시들이 부디 명이 길어서 나와 너의 육신이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오래 살아있는 것이 되기만을 바란다"라고 적었다. 두 번째 시집은 27년 만인 2013년에야 나왔다. 시집『그냥 덮어둘 일이지』에는 시 90편이 담겼다.

서 시인은 2009년부터 전북 고창군 부모와 미당 내외의 산소가 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살았다. 자신을 낮추어 집의 이름도 ‘우하정( 又下亭)’이라 지었다. 그는 2012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젊어서 미당은 내게 벽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당 문학이 좀 더 의미 있게 남도록 마지막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별세 11일 오전 11시 30분. 전북 고창 고인돌 장례식장 301호. 발인 13일 오전 9시 30분.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