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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스탠퍼드…미국 동·서부 명문대 줄줄이 휴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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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브레시아 병원 검역소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브레시아 병원 검역소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유럽·중동으로 확산하며 세계가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는 서부 명문대부터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까지 휴강하는 대학이 속출하고, 이탈리아에서는 전 지역을 대상으로 이동제한령이 내려졌다.

프린스턴·컬럼비아·UC버클리 등 #1~3주 동안 온라인 강의로 대체 #이탈리아 병상 없어 환자 복도 방치 #2차대전 이후 첫 전국 이동 제한

CNN방송은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가 대규모로 나온 미국 서부 워싱턴주·캘리포니아주, 동부 뉴욕주를 중심으로 수업을 중단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서부에선 스탠퍼드대·UC버클리·서던캘리포니아대(USC)·워싱턴대(시애틀 소재)·시애틀대가 수업을 중단했다. UC버클리는 10~29일 휴강하기로 했으며, 코로나19 전파 상황을 봐 휴강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스탠퍼드대는 교직원이 감염되며 9일부터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2주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다음달 23~26일로 예정됐던 예비 학부생들을 위한 학교 안내 행사까지 취소했다. 워싱턴대는 오는 20일까지, 시애틀대는 이달 말까지, USC는 11일부터 이틀간 휴강한다.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인 프린스턴대·컬럼비아대도 휴강한다. 프린스턴대는 봄방학이 끝나는 오는 23일 이후부터 모든 강의와 세미나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할 예정이다. 컬럼비아대는 학교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에 노출됨에 따라 10~11일 모든 수업을 중단하고, 이번주 말까지 원격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하버드대도 예방 차원에서 당분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키로 했다. 하버드대는 학생들에게 봄방학(14~22일)이 끝난 이후에도 학교에 복귀하지 말고, 25명 이상 모이는 모임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 군인과 경찰이 밀라노 중앙역으로 도착하는 승객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는 9172명이다. [AFP=연합뉴스]

같은 날 이탈리아 군인과 경찰이 밀라노 중앙역으로 도착하는 승객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는 9172명이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명에 육박하며 병상 부족 등 의료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교도소 폭동과 증시 폭락 등 사회·경제적 혼돈도 더해지고 있다. 9일 기준 이탈리아 확진자는 9172명, 사망자는 463명이다.

가디언은 이날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주를 중심으로 병상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일부 환자들이 수술실이나 병원 복도에 방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내린 면회 금지 방침에 반발한 교도소 폭동도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ANSA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도시 포자 교도소에서 이날 오전 폭동이 일어나 수용자 20여 명이 교도소 철문을 부수고 외부로 빠져나갔다. 이날 하루 폭동이 발생한 교도소는 전국 22개소에 달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0일부터 전국적으로 이동제한령이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국민(인구 6046만 명)은 업무·건강 등의 이유를 제외하곤 거주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게 됐다. 이 조치는 다음 달 3일까지 유효하다.

이탈리아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귀국 의사를 밝히고 있다. 베네치아에서 공부 중인 김나영(23)씨는 “현지인들이 나를 보고 ‘코로나 코로나’라고 말하며 가기도 한다”며 “대중교통 이용 시 다른 자리로 피하거나 근처에 오지 않으려는 느낌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전세기가 투입되면 바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은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9일 프랑스의 확진자는 1412명으로 전날 대비 286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중에는 프랑크 리스터 문화장관이 포함됐다. 사망자는 25명으로 집계됐다. 독일은 이날 확진자가 전날보다 210명 증가한 1112명으로 집계됐다. 스페인은 이날 확진자가 1204명으로 급증하자 11일부터 2주간 마드리드의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학교가 휴교하기로 했다.

이란은 10일 기준 확진자가 8042명에 이르렀다. 사망자는 291명으로 늘었다.

김다영·정진호·정은혜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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