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하면 800㎞ 간다…테슬라S보다 센 삼성 배터리

‘전고체전지’ 기술을 개발한 유이치 아이하라, 이용건, 임동민 마스터(왼쪽부터).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크기를 반으로 줄이고 성능을 높인 ‘전고체 전지’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전고체전지는 전기차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종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길고 안정성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0일 "1회 충전에 800㎞를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y)’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테슬라S에 장착된 리튬이온전지인 경우 1회 충전에 630㎞를 주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셈이다.

전고체전지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전지다. 일반적으로 전고체전지 배터리의 음극 소재인 리튬 금속은 덴드라이트(Dendrite) 문제가 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이면서 나타나는 나뭇가지 모양이다. 이 결정체가 배터리 분리막을 훼손해 성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전지 음극에 5㎛(나노미터) 두께의 은ㆍ탄소 나노입자 복합층(Ag-C Nanocomposite Layer)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전고체전지의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키고 배터리 음극 두께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전고체전지의 원리.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전고체전지 기술을 상용화할 경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를 이끈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임동민 마스터는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리는 핵심 원천 기술”이라며 “전고체전지 소재와 양산 기술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일본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