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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보다 먼저 나선 CNN "코로나, '팬데믹'으로 부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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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가 27일 공개한 코로나19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 뉴스1

질병관리본부가 27일 공개한 코로나19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 뉴스1

미국 CNN 방송이 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 상황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CNN 의학 담당 수석 기자인 산자이 굽타는 이날 ‘왜 CNN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사태를 팬데믹이라고 부르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부터 CNN이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팬데믹이란 용어를 쓰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아직 코로나19 발병을 팬데믹이라 부르지 않고 있다. 다만 WHO는 이날 “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경고했다.

굽타는 글에서 WHO·CDC의 입장을 전하면서도 “그러나 많은 전염병 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세계가 이미 팬데믹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10만 명을 넘기고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 여러 국가에서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코로나19가 퍼졌고,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중국 외 국가들의 신규 환자 수가 중국 내 신규 환자의 거의 9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굽타는 팬데믹 규정에 대한 기준은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3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굽타에 따르면 ▲ 질환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 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 ▲ (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의 증거 등을 기준으로 팬데믹을 규정한다.

그는 CNN이 코로나19 상황을 팬데믹으로 부르기로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며칠간 공중 보건 책임자·역학학자·용어학 전문가들과 만나 의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표현을 우려한 전문가도 있었으나 대부분 전 세계가 팬데믹에 들어섰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굽타에 따르면 미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과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전염병 학자는 “코로나19가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를 일으키며 질병과 사망을 유발한다는 점, 여러 장소에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팬데믹 요건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굽타는 “가볍게 결정한 것이 아니다. 두렵게 들린다는 걸 알지만 그게 패닉(공황)을 일으켜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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