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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안, 집단소송 휘말려… 美 IPO 강행 무리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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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안

[출처: 카나안]

세계 2위 암호화폐 채굴 업체 카나안이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카나안이 지난해 11월 미국 나스닥 상장 전, 주주들에게 재무상태와 사업운영 등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다. 일각에선 카나안이 미 상장을 성사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들은 카나안을 미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며,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한 상태다.

#누가, 누구에게 소송 걸었나

3월 5일 암호화폐 미디어 더블록에 따르면 4일 미 오리건 주 지방법원에서 카나안에 관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원고는 카나안의 주주들이며 피고는 카나안 외에 인수단으로 참여했던 갤럭시 디지털, 차이나 르네상스 캐피털, 화타이 파이낸셜 홀딩스, CMB인터내셔널 캐피털 등과 카나안 기업공개(IPO) 일주일 전 중도하차를 선언한 크레디트 스위스다. 

#이유가 뭐지

원고 측은 카나안이 IPO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상태 및 운영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의심스러운 정황은 두 가지다. (1) 카나안은 웹사이트에 게재된 유통업체 중 다수를 IPO 직전에 삭제했다. 알고 보니, 삭제된 기업들은 대개 규모가 영세하고 심지어 뭔가 의심쩍은 곳들이었다. 또한 지난 수 년간 카나안 제품을 구매했던 중국 VIP 고객들 중 일부는 암호화폐 채굴업과 무관하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 말은 카나안이 고객사를 늘리기 위해 아무 곳이나 끼워 넣었을 수 있다는 의미다. (2) 카나안이 2020년 기대 수익을 부풀려 공표했다. 이 수치는 카나안이 최근 그랜드쇼어즈(Granshores)라는 회사와 체결한 1억5000만달러(약 1786억원) 상당의 구매 계약이 반영돼 있다. 카나안은 그랜드쇼어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주장하는데, 둘의 관계가 사적으로 가깝다는 의혹이 있다. 그랜드쇼어즈 회장이 카나안의 9.7%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매 계약이 카나안의 1년치 수입을 웃도는 데다 시총 5000만달러(약 596억원)에 불과한 그랜드쇼어즈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는 점도 의혹을 가중시킨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분석 내용은 여기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원고 측은 카나안이 미국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피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카나안, IPO 강행은 무리수?

만약 원고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카나안은 미 상장을 위해 무리한 수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행적을 보면 카나안은 상장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앞서 2016년 카나안은 중국 내륙 IPO를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홍콩에서 재시도했다. 하지만 홍콩도 암호화폐 채굴업에 대해 비관적 태도를 보여 또다시 불발됐다. 중국은 가망이 없다고 여긴 카나안은 미국행을 택했고, 지난해 11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주당 9달러로 시작한 주가는 한달 뒤 4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올 2월 중순 8.04달러로 반등에 성공했으나 최근 집단소송 이슈가 터지며 다시 낙폭했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4.66달러를 기록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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