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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가 50%에 생산 10배 요구" 마스크업체 생산중단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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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의 마스크 수급 대책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마스크 생산을 중단하는 업체가 나왔다. 치과 재료를 생산·판매하는 이덴트는 5일 자사 홈페이지에 “그동안 자부심을 갖고 생산해 왔던 이덴트 마스크 생산이 중단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연장근로까지 했는데 의욕 상실”

신선숙 이덴트 대표는 해당 글에서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생산량 80%를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조달청에선 생산원가 50% 정도만 인정해 주겠다는 통보와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산도 원활하지 않은 11년 된 기계를 돌려가며 더 이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덴트 마스크를 생산해야 하는 의욕도 완전 상실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신 대표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이덴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하루 생산량을 200통(1만 개)에서 240통(1만4400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원을 1명 더 충원했다. 하루 두 시간 연장근로와 토·일요일 근무로 인한 각종 수당도 지급했다. 신 대표는 “이런 상황이 있었지만 마스크값 1원도 올리지 않았다. 부르는 대로 돈을 주겠다는 중국에 한 장도 안 팔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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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문이 밀려 치과 재료 발송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하루 생산된 전량을 홈페이지에 판매해 왔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일관된 지침을 적용해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료기관에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것조차 불법이라는 지침을 내려 앞으로 공급이 불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서울 중구 순화동에 소재한 이덴트는 치과 재료 제조·유통사로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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