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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여니 면봉이 코로 '쑥'···10분도 안 걸린 드라이브 스루 검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민안심병원인 경기도 김포의 뉴고려병원. 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호흡기 질환 진료소를 분리한 병원이다.

국민안심병원 김포 뉴고려병원 가보니 #병원 옆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에서는 #창문 반쯤 열자 15cm 면봉이 코로 '쑥' #코로나 환자 입원용 5층 안심병동까지 #건물 밖 엘리베이터가 유일한 통로로 #

5일 병원건물 옆 공영 주차장에 마련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선별진료소 쪽으로 승용차 한 대가 천천히 접근했다. 병원 내 2곳의 선별진료소 중 한 곳은 드라이브 스루로 운영하고 있다.

운전자는 안내원의 말에 따라 차의 공기순환 장치를 ‘내부’로 바꿨다. 혹시나 외부 공기 중에 떠돌 수 있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접수·문진 모두 차 안에서 이뤄졌다. 전화 접수를 마치면, 방호복을 갖춰 입은 의료진이 운전자의 열을 쟀다.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10분 안 걸리는 드라이브스루 진료 

이후 차가 선별진료소 컨테이너 앞으로 이동하면 문진이다. 작은 스피커를 통해 컨테이너 안쪽 의료진과 대화가 가능하다. 차 창문이 반쯤 열리자 15㎝ 길이의 검체 채취용 면봉이 운전자 코로 ‘쑤욱’ 들어왔다. 의료진은 또 다른 면봉으로 입 안 세포도 채취했다. 면봉은 시료 통에 담겼다. 차 창문과 바퀴에는 소독액이 뿌려졌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주문한 패스트푸드나 커피를 받는 것처럼 간편하게 코로나19 선별진료가 끝났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루 100건의 검사도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도입되기 전에는 검사 한 건 당 검체 체취에 1시간가량 걸렸다.

5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뉴고려병원에서 환자들이 코로나19 안심외래진료소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뉴고려병원에서 환자들이 코로나19 안심외래진료소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흡기 환자 따로 보는 안심병원 

국민안심병원은 일반 시민들이 코로나19 걱정 없이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호흡기 질환 진료소를 분리한 병원이다. 현재 전국에서 254곳 운영 중이다.

고려병원은 안심외래 진료소와 코로나19 환자만 입원하는 안심병동, 드라이브 스루를 포함한 선별진료소 2곳을 운영하고 있다.

건물 밖에 호흡기 질환을 담당하는 ‘안심외래 진료소’(컨테이너)를 마련했다. 병원 입구에서 환자들에게 우선 기침이나 열이 나는지 물어본 뒤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 외래 진료소로 안내한다. 소아·청소년 호흡기질환 환자를 위한 진료공간은 또 별도다.

외래 진료를 한 뒤 코로나19가 감염이 의심되면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한다. 진료소 옆에는 촬영기기를 구비한 버스가 대기 중이다. 엑스레이 판독결과에도 미심쩍으면 병원 자체 ‘선별진료소’로 안내해 검체를 채취한다.

드라이브 스루가 아닌 또 다른 선별진료소는 병원 건물 뒤편의 2개 동 흰색 텐트다. 외부 공기가 바깥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음압설비까지 갖췄다. 대기실 속 의자는 비말이 튀어갈 우려를 줄이기 위해 2m 간격을 뒀다.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의 모습. 뉴스1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의 모습. 뉴스1

음압시설 갖춘 선별진료소도 운영

이 병원의 임소연 호흡기내과 과장은 “열이 37.5도 이상이거나 기침이나 인후통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선별진료를 한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 텐트 쪽 병원 건물 뒤편에는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다. 이 엘리베이터는 코로나19 환자만 별도로 치료하는 5층의 ‘안심병동’에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다른 층은 서지 않는다.

5층 안심병동에는 현재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2명의 환자가 입원 중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입원했다고 한다. 병동은 1인실 기준 14병상 규모다.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압격리실의 모습. 뉴스1

5일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압격리실의 모습. 뉴스1

병원 측, "경증 환자는 안심병원 찾아야" 

호흡기 질환자와 구분해 놓은 안심병원의 운영 체계에 일반 환자들은 대체로 만족해하고 있다고 한다. 허리수술로 입원한 정옥순(63)씨는“코로나19 환자와 분리돼 불안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인상 뉴고려병원 의료원장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면 가까운 거리의 안심병원이나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자칫 대학·종합병원을 찾았다가 확진판정을 받으면 해당 병원의 폐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확진자의 중증도를 구분해 가벼운 증상 환자는 안심병동에서 치료하고, 중증은 집중치료가 가능한 대학병원에서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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