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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 있는 경북학숙 결국 환자 안받기로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일 경북 경산시 경북학숙 인근 주민들이 코로나 19 생활치료센터 지정에 반대하며 경북학숙 출입문을 막고 있다. 진창일 기자

지난 4일 경북 경산시 경북학숙 인근 주민들이 코로나 19 생활치료센터 지정에 반대하며 경북학숙 출입문을 막고 있다. 진창일 기자

경북 경산의 경북 학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지 이틀만에 주민 반대로 해제됐다. 대신 지역 내 다른 곳으로 센터를 지정하면서, 경산 환자의 지역 내 수용 인원이 151명에서 61명으로 줄었다.

경북 경산의 '경북학숙' #생활치료센터 3일 지정 #이틀 만에 지정 해제 #"인근 초등학교 등 고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5일 브리핑에서 "전날 직접 경산의 경북 학숙 인근을 돌아봤다"며 "경북학숙이 초등학교, 아파트 대단지 입구와 근접한 부분에 대해 정부와 상의했고, 생활치료센터에서 해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북학숙은 앞서 3일 보건당국에서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했다. 경북 경산시의 코로나19 감염자 중에서도 경증 환자를 집단으로 수용해 치료하는 센터다. 경북학숙은 총 151실 규모로 당시만 해도 경북지역 30곳 767실 규모의 생활치료센터 중 가장 수용 가능 인원이 많은 곳이었다. 4일 오후부터 경산 지역 경증 환자들이 입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산 주민들은 생활치료센터가 3000세대 아파트 대단지 입구 바로 옆인 데다 초등학교가 있어 감염병 확산 우려가 있다며 입구를 봉쇄하고 항의했다. 이에 최영조 경산시장은 지난 3일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농성장을 찾기도 했다. 경북도 또한 최대한 주민들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경북학숙은 생활치료센터에서 해제됐다.

이 지사는 "경산 내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할 곳이 마땅하지 않았지만 경북학숙 대신 경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연수실'을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며 "다만 경산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에 문경에 있는 서울대병원 인재원 등 인근 지역 생활치료센터에 경증환자를 입소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경북도 내 생활치료센터는 38개소 1637실이 지정돼 있다. 이중 국가지정 생활치료센터는 5개소 756실이고, 도 지정 생활치료센터는 33개소 881실이다. 현재 440명의 경증 환자들이 입소했다. 이중 천주교 한티 피정의 집에는 대구 환자들이 입소할 예정이다.

경산은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곳으로 5일 0시 기준 347명이다. 증가 추세도 가파르다. 이날도 59명이 추가됐다. 기준 경북도에 따르면 경산시 확진자가 증가하는 원인은 ▶대구와 동일 생활권으로 영남대 등 대학이 많아 청년층 확진자가 타 시·군에 비해 많고 ▶경북 신천지 교인 확진자(262명)의 절반(137명) 가량이 경산시에 거주하며 ▶확진자 증가에 따른 2차 감염이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산=백경서·진창일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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