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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는 놀줄 아는 사람들의 네트워크…클라우드게임이 5G 경쟁 판도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손민선 LG유플러스 상무가 클라우드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손민선 LG유플러스 상무가 클라우드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4G(세대)가 일하는 사람을 위한 네트워크라면, 5G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사람의 것이죠. 클라우드 게임이 '5G용 즐길거리'로 부상하면 이동통신사의 5G 경쟁 판도가 바뀔 겁니다."

손민선 LG유플러스 클라우드서비스담당 상무(43)의 얘기다. 손 상무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세계적인 게임회사인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찾아가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독점 제휴를 따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는 "5G의 특징은 초고속, 초저지연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이같은 5G의 특장점을 100% 활용해 소비자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콘텐트"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신사업을 맡아 한 달의 절반은 외국 출장 중이라는 손 상무를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만났다.

엔비디아와 독점제휴…"게임유저라면 LG유플 5G에 만족할 것"

"클라우드 게임으로 5G의 경쟁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1, 2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인가.   
"순위 상승에 대한 목표도 있고, 자신감도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 좋은 콘텐트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먼저다. 그러면 순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적어도 클라우드 게임이라는 영역에서는 LG유플러스 고객이 최고의 콘텐트와 서비스를 누리게 할 계획이다. 조만간 게임을 즐기는 고객이라면 LG유플러스 5G를 이용하고 싶게 만들 공격적인 수(手)를 내놓겠다."
클라우드 게임이 5G 가입자를 끌어모을 킬러 콘텐트가 된다는 것인가.   
"확신한다. 3G에서 4G로 넘어갈 때 사용자들이 '업무 속도가 빨라졌다'고 느꼈다. 4G는 일하는 사람을 위한 네트워크로 환영받았다. 그런데 4G보다 네트워크 용량이 커지고 반응 속도에 지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5G의 특성을 담아낸 보편적인 서비스가 아직 없다. 바로 그 서비스가 클라우드 게임이라고 판단한다."

클라우드게임은 게임기가 아닌 서버를 통해 게임 연산을 처리하고, 사용자는 네트워크로 서버에 접속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구조다. 기존에는 게임기, 즉 컴퓨터나 콘솔의 성능이 우수해야 고퀄리티의 대작 게임을 돌릴 수 있었다. 반면 클라우드 게임은 기기 자체의 사양이 낮더라도 네트워크에만 연결하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손 상무는 "저사양 스마트폰이든, 업무용 노트북이든 모니터만 달린 기기라면 5G에 연결해 대작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력, 게임플레이 데이터에 매력"

게임사중 엔비디아와 독점 제휴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엔비디아와 손잡은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과 탄탄한 경험치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게이밍 그래픽, 그래픽 카드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인 업체다. 클라우드 게임은 스트리밍 서비스인만큼 사용자들이 네트워크가 잘 제어된 실내에서만 즐기는 게 아니다.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안에서, 카페에서 무료할 때 할 수 있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야외 네트워크 상황에서 지연 없이 게임을 즐기려면 그래픽 품질과 속도를 매 순간 최적화된 값으로 조정해야 한다. 이건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많이 축적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게임 베타 서비스만 5년을 했다. 엄청난 경험치를 통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더 크게 벌릴 거다."
그렇다면 엔비디아는 왜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았나. 심지어 독점 제휴 아닌가.
"엔비디아 관계자와의 첫 미팅 때부터 '독점'을 강조했다. 우리 고객에게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고, 그러려면 독점을 해야 했다. 또 LG유플러스와 협업하면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가 세계 1위 5G 클라우드 게임이 될 수 있다고도 어필했다. 이런 얘기들을 엔비디아 담당자가 흥미롭게 들어줬다. 그리고 LG유플러스가 이미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맺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 경험이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손민선 LG유플러스 상무가 엔비디아와 독점제휴한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나우의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손민선 LG유플러스 상무가 엔비디아와 독점제휴한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나우의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인문학부 출신의 IT 기업 신사업 임원 

손 상무의 개인 스토리도 흥미롭다. 43세 젊은 나이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심지어 문과 출신으로 IT기업에서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IT 기업에 의외로 문과 출신 관리자가 많다. 공학 전공자가 기술 자체에 집중한다면 문과 출신은 소비자와 시장을 보는 눈이 있다. 또 이과 출신은 기술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기억하는데, 문과 출신은 스토리텔링으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문과적 특징을 잘 활용하면 인공지능(AI)이나 딥러닝 등 어려운 기술을 개발한 사람보다 내가 더 그 가치를 잘 설명하고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것 같다."
경력만 보면 굉장한 워커홀릭일 거라 생각하게 된다.
"맞다. 전투적이고 다혈질에 워커홀릭이다. 지난해 엔비디아의 게임 서버를 국내 데이터센터에 설치하고 클라우드게임 서비스인 지포스나우를 시범 출시했을 때 가장 많이 이용한 고객 1위가 나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게임 라이브러리부터 열었다. 엔비디아 담당자가 "상무님, 오늘은 오전 4시에 일어나셨군요"라고 문자를 보낼 정도였다. 또 직원들은 싫어하겠지만 귀도 밝은 편이다(웃음). 저쪽 구석에서 누가 소곤소곤하면 막 뛰어간다. "뭐? 그게 어떻게 됐다고? 나도 알려줘"라면서 달려가면, 직원들이 "상무님, 엉덩이가 너무 가벼운 거 아니냐"고 핀잔을 준다. 업무에서도 각자 일 끌어안고 끙끙 앓기보다는 오픈해서 같이 풀어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모든 면에서 격의 없고 편하게, 그리고 빠르게 소통하려고 한다."

손민선 LG유플러스 상무·FC부문 5G서비스그룹 클라우드서비스담당

77년생. 연세대 인문학부·경영대학원 졸업. 2004년 LG경제연구원 입사. 2013년 LG전자 전출. 2016년 LG유플러스 전출. 현재 LG유플러스 클라우드서비스 담당.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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