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조민재(40·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는 취미생활로 ‘문명 6’이란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역사 지도자 중 한 명이 돼 자신의 국가를 운영한다는 게임 콘셉트가 마음에 들어서다. 조씨는 “아내를 설득해 주말에만 게임을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며 “한 판 하는데 5~6시간이 걸리다 보니 편안한 의자가 중요한 것 같아 최근 게이밍 의자를 장만했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마트 매출의 35%가 40대 #구매액 2030보다 10% 이상 많아 #이마트, 점포 연내 10개로 늘리기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4조290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보다는 8.7% 커졌다. 게임 관련 용품 판매도 호황을 누린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키보드·마우스·헤드셋 같은 게이밍 관련 매출은 전년보다 90% 늘었다. 2018년(108%)에 이어 2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다.
최근 수년간 게임 시장의 성장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직장인의 여가가 늘어난 것과 맞물린다. 연령대별로 20~30대의 게임 관련 소비는 꾸준한 가운데 현재 40대인 X세대(1970년대 출생)가 중심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학창 시절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즐겼던 X세대는 본격적인 사회활동에 나서며 구매력까지 갖췄다. 이들은 10~20대보다 게임을 즐기는 시간은 짧아도 취미생활에 과감히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마트가 지난해 일렉트로마트 게임용품의 연령별 구매액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40대의 1인당 평균 구매액(객단가)은 20대나 30대보다 10% 이상 높았다. 전체 게임용품 매출에서 연령대별 비중은 40대가 34.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체험형 게이밍’ 매장 확대에 나선다.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이 늘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마트는 현재 7개인 게이밍 숍을 올해 안에 1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8년 9월 죽전점 일렉트로마트에 게이밍 숍을 처음 선보인 뒤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게이밍 숍을 방문한 고객은 프로게이머가 사용하던 키보드·마우스·헤드셋과 함께 의자·공유기 등 관련 상품을 시험해 볼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닌텐도와 같은 콘솔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마트의 이민재 디지털 가전 바이어는 “게이밍 숍이 20대에서 40대까지 폭넓은 호응을 얻으며 일렉트로마트의 전체 매출 신장을 견인하는 효자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 게임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 관련 종합 매장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