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기침 안 하면, 마스크보다 2m 거리두기가 더 효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역에 마련된 마스크 공적 판매처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역에 마련된 마스크 공적 판매처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발열이나 기침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이 없다면, ‘마스크 쓰기’ 보다는 일상에서 ‘2m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쪽이 예방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방역당국의 주장이 나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일 브리핑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마스크 착용을 코로나19의 예방방법으로 권고하고 있지는 않다”며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마스크 착용을 우선해서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자가 기침할 때 자신의 침방울(비말)이 타인에게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쓰는 게 마스크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권 부본부장은 시장에서 품귀현상이 일어난 보건용 마스크(KF84)는 환자를 진료할 때, 특히 에어로졸(바이러스의 공기 중 감염)의 위험이 높을 때 의료인이 쓰는 용도라고 설명했다. 일반 시민에게 착용을 권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 연합뉴스

대안으로 권 부본부장은 일반 시민의 경우에는 마스크 쓰기보다는 (타인과 2m) 거리두기, 손 씻기를 제안했다. 무심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오염된 마스크를 벗기려 손을 댔다가 세균이 묻고, 다시 이 손으로 눈이나 코 등을 만져 감염될 수 있다는 게 권 부본부장의 주장이다.

다만 고혈압이나 당뇨 등을 앓고 있는 기저질환자나 60세 이상 고령자 등은 다중이 많이 모이는 곳의 방문을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코로나19 전체 사망자 31명 모두 고령자거나 기저질환자였다. 권 부본부장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불가피하게 다중밀집 시설을 찾아야 할 경우에는 일단 마스크를 사용하는 게 좋다”며 “일반인도 의료기관을 갈 때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을 손 씻기처럼 개인위생수칙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는 일반 시민들은 다소 부정적인 분위기다. 직장인 강모(42)씨는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 (2m) 거리두기가 가능하냐”며 “지역사회 감염 이야기가 나오는데 마스크를 벗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도 시중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마스크 공급이 혼선을 빚은 것과 관련, “신속하고 충분히 마스크를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는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