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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마스크 판다” 속여 1억 꿀꺽…코로나 범죄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마스크를 팔겠다고 속여 1억여 원을 가로챈 중국인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중국 국적의 30대 무직 A씨를 21일 구속했다. A씨는 이달 14일 위챗(중국의 유명 SNS)을 통해 B씨에게 “마스크 4만3000개를 구해주겠다”고 거짓말한 뒤 1억1000만원가량을 받고 잠적한 혐의다.

피해자 B씨는 중국에 사는 자영업자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마스크 공급이 부족해지자 B씨는 수년 전부터 한국어 공부를 같이하며 알고 지내던 A씨에게 “마스크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마스크가 오지 않자 B씨는 14일 급히 한국으로 입국했고 A씨를 찾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19일 검거했다.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A씨는 범행을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금액은 전부 카지노 등 도박으로 탕진한 듯하다”며 “다음 주 중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종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관련 범죄도 잇따른다.

가장 기승을 부리는 범죄 유형은 ‘마스크 판매 사기’다. 21일에는 C씨가 “마스크를 싸게 판다”고 속여 3억2000만원을 챙기려다 서울 영등포구 은행 직원의 신고로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강원에선 마스크 생산 업체를 동원한 사기 사건도 발생했다. D씨는 우선 동해시의 마스크 생산업체에 “한국전력공사인데 고압선 공사로 전화가 단절될 수 있다”고 속인 뒤 자신에게 연결되는 인터넷 전화(070)로 착신 변경하도록 했다. 이후 전화를 걸어온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3억3000만원을 편취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전국서 마스크 판매 사기 600건 가까이 

경찰청은 “20일까지 전국에서 마스크 판매 사기 사건이 570여 건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 중대한 190여 건에 대해서는 특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마스크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글.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처]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마스크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글.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처]

다른 사기 범죄도 있다. 전화를 걸어 질병관리본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고 속인 뒤 방역 등을 위해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식당을 상대로 “내가 신종코로나 확진자이고 당신 식당에 갔는데 소문을 내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으려 한 일도 있었다.

'마스크 무료배포' 메시지, URL 클릭 말아야

스미싱(SMishing)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 스미싱이란 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휴대전화 해킹이다.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웹사이트 링크를 포함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사용자가 그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휴대전화가 트로이목마 등에 감염돼 통제된다. 이후에는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액결제 등이 진행돼 금전 피해로 이어지는 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1일 배포한 ‘신종코로나 스미싱 탐지 현황’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스미싱의 문자 메시지 내용은 “전염병 발생 마스크 무료로 받아가세요”다. 또 “폐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화물은 도달할 수 없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땜에 배송지연 물품확인” “글로벌 전염병 빅데이터 분석 자기 방호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 지도조례 살펴보세요” 등도 보고됐다.

스미싱 피해를 막기 위해선 문자 메시지에 URL이 포함돼 있을 경우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임종완 경찰청 사이버수사테러1대장은 “정 궁금하면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람에게 연락해 ‘이게 어떤 내용이냐’고 묻는 게 먼저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가짜뉴스 유포, 개인정보 불법 유출, 마스크 매점매석 등의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신종코로나 관련 범죄를 ‘사회 혼란을 초래하고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규정해 신속하고 강력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박현주·박건·김민중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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