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머니] 같은 25평인데…새 아파트가 왜 더 넓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0.02.22 06:00

업데이트 2020.02.22 16:55

퀴즈 하나. 지은 지 20년 된 아파트와 새 아파트는 같은 평형이면 실제 집 크기가 같을까요? 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새 아파트는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1980~90년대 지어진 아파트보다 사용공간이 10~20% 넓답니다. 실제 집을 보러 다니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죠. 왜 그럴까요.

발코니를 확장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거실 모습. [중앙포토]

발코니를 확장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거실 모습. [중앙포토]

#'베이'의 마법?

=그 답을 얻기 위해선 우선 '베이'(bay)를 알아야 한다. 베이는 '구역'을 뜻하는데, 아파트 내부에서 전면 발코니(베란다)와 맞닿은 방과 거실 공간을 말한다. 집 밖에서 아파트를 볼 때 '방-거실-방'이 보이면 3베이, '방-거실-방-방' 식의 구조면 4베이다.

=1990년대만 해도 2베이가 흔했다. 당시 지어진 전용면적 59㎡(옛 25평) 아파트는 대부분 2베이로, 방이 세 개 있더라도 안방과 거실이 발코니 쪽에 있고 작은 방 두 개는 반대쪽에 배치됐다.

=그러다 2006년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면서 건설사들의 평면 경쟁이 본격화됐다. 2010년을 전후해 3~4베이가 등장했고, 요즘은 '전용 59㎡=3베이, 전용 84㎡(옛 34평)=4베이' 공식이 일반화됐다. 볕이 드는 앞쪽에 방을 많이 배치하는 쪽으로 집 구조가 바뀐 거다. 햇볕이 드는 공간이 넓어 채광이 좋고, 냉·난방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부각돼서다.

현재 입주 중인 서울 서대문구 'DMC 에코자이' 아파트의 전용 59㎡ C타입 평면도. 발코니 쪽에 방 세 개와 거실이 있는 4베이 구조로 만들어졌다. [GS건설]

현재 입주 중인 서울 서대문구 'DMC 에코자이' 아파트의 전용 59㎡ C타입 평면도. 발코니 쪽에 방 세 개와 거실이 있는 4베이 구조로 만들어졌다. [GS건설]

#실제 사용 면적 늘어

=중요한 건 베이가 많아지면 실제 사용 면적이 느는 효과가 생긴다는 점이다. 거실과 방이 발코니 쪽에 배치돼 집 구조가 좌우로 길어지고, 그만큼 발코니를 확장해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발코니를 튼 공간은 서비스 면적으로, 전용면적엔 포함되지 않는다. '공짜'로 주어지는 면적인 셈이다.

=예컨대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씨엘포레자이' 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33평 정도이지만, 실제론 발코니 확장 공간(28㎡)을 합쳐 40평대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베이 수가 적은 구축 아파트는 그만큼 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달라진 면적 계산법

=2000년을 전후로 주택 전용면적 계산법이 달라진 것도 한몫한다. 1990년대엔 전용면적을 계산할 때 집 안 벽체 중심선을 기준으로 산정해, 벽체 두께만큼 실제 사용 공간을 손해 봤다. 같은 전용면적이어도 죽는 공간이 많았던 셈이다. 하지만 1998년 말 전용면적 산출 시 '안목치수'가 적용되도록 법제화되면서 실제 사용공간이 확 늘게 됐다.

=안목치수는 아파트 면적을 계산할 때, 벽 두께를 빼고 눈에 보이는 벽체 안쪽 면적만을 기준으로 한다.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공간이 넓어지는 효과가 생긴 셈이다. 실제로 전용 59㎡짜리 아파트에 이를 적용하면 전체 면적의 7%에 해당하는 4㎡ 이상의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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