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여친·공군부대···충청권 軍확진자 모두 대구와 연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청권 확진자 2명은 모두 대구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지난 18일 31번 환자를 시작으로 모두 84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충남 계룡대 공군기상단으로 파견된 공군 군수사 소속 장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1일 오전 공군 기상대 정문 초소에서 군 관계자가 발열검사를 하고 있다. [뉴스1]

21일 질병관리본부와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충청권 확진자는 2명으로 모두 현역 군(軍) 장교다. 이들 가운데 공군 중위인 A씨(25)는 지난 17일부터 계룡대 공군기상대에서 파견 근무 중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진행한 뒤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계룡대 파견 공군장교, 대구 공군군수사 근무 #충북 증평 육군장교 16일 대구에서 여친 만나

대구 소재 공군 군수사령부에서 복무 중인 A씨는어학병 시험문제 출제위원으로 지난 17일부터 계룡대에서 파견 근무하고 있었다. A씨를 포함해 출제위원은 모두 9명으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사실상 ‘연금상태’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7일부터 20일까지 계룡대 인근 식당 5~6곳을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세한 동선 등은 충남도 즉각대응팀과 계룡시보건소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A씨는 20일 오후 9시쯤부터 발열과 오한·근육통을 호소하며 계룡시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당국은 A씨의 검체를 채취한 뒤 검사수탁기관에 의뢰,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자 충남도와 계룡시는 보건소 구급차로 A씨를 경기도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했다.

21일 오전 충북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증평군의 한 육군 부대. [뉴스1]

충북 증평군 소재 육군 13특수임무여단(특임여단)에서 근무 중 확진 판정을 받은 B씨도 대구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승용차로 대구의 집에 갔다 신천지 교인인 여자친구를 만나고 복귀했다.

그는 부대 복귀 후 의무장교에게 대구 방문 사실 등을 알렸고 이후 의무장교 지시에 따라 ‘자가격리’를 진행했다. 21일 오전 2시 10분쯤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음압 병실에 격리 조치된 B씨의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복무 중인 특임부대 내 접촉자는 5명으로 알려졌다. B씨는 대구에 갔을 때 여자친구와 함께 아버지를 만났다고 한다. 여자친구와 아버지는 아직 별다른 증상인 나타나지 않았다.

특임여단은 장교와 부사관·군무원 등 1300여 명이 머무는 생활관과 독신숙소·사무실에 격리하고 병사 223명도 생활관에 격리 조치했다.

충북 증평군 소재 모 육군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이시종 지사가 21일 오전 도청 브리핑실에서 방역 대책 등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종 충북지사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우려했던 확진자가 충북에서도 발생했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22일부터 전 장병의 전역 전 휴가 또는 경조사에 따른 청원휴가를 제외하고 당분간 휴가를 통제했다. 지난 10일 이후 대구·경북지역으로 휴가를 다녀온 장병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계룡=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