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택 감독 용병술 돋보인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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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회택 감독의 용법이 적중한 한판승부였다.
한국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노련미와 체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기동력이 맞붙어 화끈한 일전이 되리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양 팀이 지나치게 수비중심의 안정적인 플레이를 전개함으로써 전반전은 맥빠진 경기로 일관되었다.
한국은 처음으로 스타팅멤버에 기용된 최상국이 기대이하의 플레이를 보였으며 플레이 메이커인 김상호도 패스미스가 잦고 이전 경기처럼 활발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부가 날것이라고 이미 판단하고있던 이회택 감독은 한국의 미드필더 진에 문제가 있음을 간파하고 황보관과 이영진을 워밍업 시키면서 교체시기를 탐색하다 후반 9분과 18분에 각각 투입, 적극적인 공세로 나온 중국에 맞불을 놓기 시작, 마침내 한국공격의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18분에 김상호 대신 들어간 이영진은 그라운드를 누비며 중국 공·수의 핵인 마이차오 (맥초)와 탕야오동(당요동)의 맥을 끊으면서 오른쪽 빈 공간으로 깊숙히 투입, 공격의 주도권을 한국으로 돌려놓았다. 들어간지 불과 3분만에 이영진은 오른쪽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절묘한 센터링을 올려 정확하게 김주성의 머리에 맞혀줌으로써 극적인 결승골을 탄생시켰다.
또 9분에 교체된 황보관도 수비에 깊숙히 가담, 한국의 실점위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또 이날 승리에는 주장 정용환을 비롯한 박경훈 최강희 구상범 최순호 등 노장들의 기여가 매우 돋보였다.
발등이 부어 올랐음에도 불구, 정용환은 헤딩력이 좋은 류하이팡(유해광)을, 윤덕여는 개인기가 좋은 우췬리(오군립)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철저히 차단했고, 구상범과 최강희는 양날개인 마이차오와 셰위신(사육신)의 기슴을 무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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