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24·흥국생명)은 역시 이재영이었다. 한 달여 만의 복귀전에서도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다.
이재영은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예선 이후 후반기 9경기 연속 결장했다. 오른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 때문이었다. 이재영은 휴식과 재활을 병행하면서 복귀를 준비했다. 다행히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 지난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5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20일 인천 KGC인삼공사전에서 복귀했다. 이재영은 "동료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미안했다.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경기 전 각오를 드러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상당히 의욕적이다. 에이스가 돌아와서 분위기도 좋아진 편"이라고 했다.
이재영은 경기 전 연습에서 밝은 표정을 보였다. 팬들은 복귀전을 치르는 이재영을 향해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3위를 다투고 있는 인삼공사는 경기 초반 이재영에게 목적타 서브를 날렸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이재영을 돕기 위해 간격을 좁혀 리시브를 커버허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영도 무난하게 잘 받아냈다. 이재영 특유의 빠른 몸놀림도 여러 차례 나왔다. 상대 서브를 잘 버텨내면서 다이빙 디그도 선보였다.
이재영의 활약은 3세트부터 정점에 올랐다. 블로킹과 수비, 공격을 쏟아부었다. 29-29 듀스 접전에선 두 차례 연속 포인트를 올려 세트를 마무리짓는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이재영은 4세트에서 세 번째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데뷔 후 첫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5개, 블로킹 4개, 서브득점 3개)까지 달성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