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DNA는 못 속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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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냉동고에서 발견된 두 갓난아기의 아버지가 밝혀졌습니다. 국과수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입니다. 친자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선 핵DNA 분석 방법을 사용합니다. 보통염색체에 들어 있는 핵DNA 중엔 반드시 아버지와 똑같아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비교하면 아버지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닌데도 우연히 일치할 확률은 수만 분의 일에 불과하다는군요.

그렇다면 이 아기들의 DNA는 또 어떤 새로운 사실을 말해 줄 수 있을까요. 우선 아기들이 일란성 쌍둥이는 아니란 사실을 밝혔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라면 DNA가 100% 일치해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정황상 이란성 쌍둥이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아버지만 같고 어머니는 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이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모계로만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비교.분석하면 되는데 아직 결과가 안 나왔습니다.

경찰은 아기들의 탯줄도 사건의 열쇠가 될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탯줄 중 산모의 몸과 가까운 부분을 분석하면 엄마의 DNA 특성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DNA 특성을 안다고 바로 엄마가 누군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범인의 지문이 있어도 그 지문이 등록된 것이 아니면 소용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국과수는 현재 필리핀 가정부 L씨의 DNA를 분석 중입니다. 하지만 L씨가 친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달리 어머니로 지목할 만한 사람도 찾아내지 못한다면 DNA만으론 엄마를 밝혀낼 순 없습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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