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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사장회의 전날, 윤석열 '秋에 찍힌' 문찬석 만난다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左), 추미애(右)

윤석열(左), 추미애(右)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는 20일 전국 순시 일정 두 번째로 광주광역시를 방문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국의 검사장을 모아 회의를 열기로 한 바로 전날, 윤 총장은 지방의 검찰 간부들을 만난다.

추미애에 찍힌 문찬석…윤석열은 무슨 메시지 전하나

1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20일 오후 2시 광주고검ㆍ광주지검을 방문한다. 이 자리에는 박성진 광주고검장, 문찬석 광주지검장과 더불어 광주고검 관할에 있는 박찬호 제주지검장과 노정연 전주지검장이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 자리하는 문찬석 지검장(59ㆍ사법연수원 24기)은 윤 총장보다 나이와 연수원 기수가 하나 아래로, 윤 총장과 호형호제하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최근 추미애 장관으로부터 “유감스럽다”는 지적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0일 윤 총장 주재로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향해 “총장 지시를 세 번이나 거부한 건 말이 안 된다”며 공개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에 연루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윤 총장이 지시했는데도 이 지검장이 결재하지 않은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문찬석 광주지검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문 지검장의 발언을 두고 일부 검사들은 “평소 상관에게도 직언을 서슴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평했다. 전남 영광 출신의 문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초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을 지낸 검찰 내 ‘금융 전문가’다. 과거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하며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문무일 총장과도 거침없는 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1일 열리는 추 장관 주재 검사장 회의도 참석한다.

이 회의에서 일선 검사장들이 추 장관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 내에선 추 장관이 주장하는 수사·기소 분리가 실현될 경우 검찰의 부패 대응 역량이 크게 떨어질 거란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검사장 회의를 생중계하거나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동훈·박찬호…윤석열의 '격려 릴레이'  

윤 총장은 광주에서 박찬호ㆍ노정연 지검장 등 옛 대검 참모도 만난다. 박찬호 지검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 시절 청와대의 하명수사ㆍ울산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가 지난 ‘1ㆍ8 인사’에서 지방으로 전보됐다.

윤 총장이 두 번째 방문지로 광주를 점찍은 걸 두고 추미애 장관이 개최하는 검사장 회의를 앞두고 ‘측근 힘 실어주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윤 총장이 첫 전국 순시 일정으로 ‘윤석열 사단’ 핵심인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만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윤 총장은 간담회를 통해 “수사는 소추에 복무하는 개념”이라며 추 장관의 수사ㆍ기소 분리 제안을 반박했다. 이번에도 윤 총장이 측근들에게 비슷한 메시지를 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오른쪽)와 박찬호 제주지검장. [연합뉴스]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오른쪽)와 박찬호 제주지검장. [연합뉴스]

다시 만난 윤석열(오른쪽)과 한동훈. [연합뉴스]

다시 만난 윤석열(오른쪽)과 한동훈. [연합뉴스]

전국 흩어진 '윤 사단' 재회

윤 총장은 이후에도 대구, 대전 지역 검찰청을 차례로 방문하며 일선 검사들 격려 행보를 이어간다. 대구에서는 오인서 대구고검장과 여환섭 대구지검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서울중앙지검에서 조국 일가 비리 의혹 수사를 담당하다가 전보된 고형곤 부장검사도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근무한다.

대전에는 윤 총장의 곁에서 대검 차장으로 재직하며 ‘오른팔’ 역할을 해 온 강남일 대전고검장이 있다. 대검 참모였던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임현 대전지검 차장검사도 윤 총장과 조만간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임현 차장검사는 윤 총장이 중간 간부 인사 전 추미애 장관에게 “6명만이라도 유임해달라”고 요청했던 대검 참모 6명 중 하나다. 윤 총장이 대구와 대전 중 어느 지역부터 먼저 방문할지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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